초록빛 빛나는 섬, 스리랑카로
세상에 적응되지 않는 일이 있을까. 아끼던 것을 잃어버린다는 것도 경험이라, 몇번 겪고 나니, 이미 없어진 것, 사라져버린 것에 대한 포기도 빨라진다. 여전히 속상하고, 화나고 잃어버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지만, 그렇게 속상해하며,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시간이 짧아진다. 그렇게 사는건가 보다. 계속 차고 다니던 발찌가 사라졌다. 어느 순간 보니 없더라. 처음 인도에 갔을 때, 여행이 즐거워지기 시작한 날, 기념으로 바가지 옴팡 써주며 산건데, 이번에 다시 여행을 나오면서부터 계속 차고 있었는데, 발찌가 늘어난건지, 발에 살이 빠진건지, 자꾸만 벗겨지는게 좀 불안하긴 했다. 언젠가는 사라질 운명이었어,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다시 인도가서 더 예쁜거 사면 되지 뭐, 하며. 또다시 시작되었다. 정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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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인도는 멋진 곳이다.
푸리는, 4년만에 다시 간 푸리는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었다. 그대로였으면, 아무 것도 변한 것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는데. 내 욕심이지. 길도 많이 깨끗해지고, 새로운 건물도 제법 많이 들어서 있었다. 그렇지만 거의 대부분은 그대로였다. 길가의 개나 돼지들, 시끄러운 까마귀들, 밤이면 극성인 모기, 해변의 높은 파도나 강한 바람, 모두가 잠든 밤이면 희미하게 들려오는 파도소리. 그것 만으로도 푸리는 충분히 푸리였다. 내 기억속의 푸리를 다시 느끼기에 충분했다. 푸리는 이번 여행 1단계의 마지막 포인트였다. 푸리에서 시작된 일이니, 푸리에서 다 정리하자고 생각했었다. 처음 만나서, 몇번이나 같이 온 곳이 푸리였고, 마지막에 신세 많이 진 곳도 푸리였다. 그는 죽기 전에 인도에 가자고 했었다.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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