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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인도로 돌아오다 드디어 인도에 도착했다. 어젯밤 사나아 공항을 떠나면서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더니, 다시 인도에 오고, 인도의 향기와, 넘쳐나는 인도 사람들과, 인도억양의 영어의 물결 속에 휩싸이고 보니, 다시 오기심 만빵이다. 이 즐거운 세상 속으로 나는 다시 들어왔구나. 살만하다. 그럼 그렇지. 인도인데. 어제저녁, 일찌감치 공항으로 간 나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머리수건을 풀고, 겉에 덧입었던 치마를 벗어 가방 속에 넣고는 체크인을 했다. 입국심사대를 통과하고, 공항 내의 커피숍에서 마지막 남은 리알을 탈탈 털어 물을 한병 사서는 마시며 앉아, 계속 편지를 썼다. 예멘을 떠나기 전에, 예멘의 이야기는 끝을 내리라 생각하며. 계속, 팔이 아프도록 쓰는데, 좀처럼 안내방송이 안나오길래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육성.. 더보기
아! 아라비아해 이집트 바흐레이아의 흑사막처럼 생긴 황야를 양옆에 두고 미니버스는 계속 달렸다. 솔직한 감상으로 이집트보다 훨 나았다. 그 사막 속으로 걸어서 들어갈 수 없다는 게 달랐지만. 사실 그 땡볕에 걸어 들어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살랄라는 더웠다. 뭐 지금 있는 무스캇도 아주 덥고 예멘도 만만찮게 더웠지만. 예멘에서 깜장 드레스 산 이후로 항상 외출시에 깜장드레스를 입고 다니니까 더 덥다. 살랄라에서 가장 싼 호텔은 13리알. 아침식사가 포함된 가격이라고는 하지만 손바닥만한 방에 5만2천원을 내야하는 거다. 이제껏 내가 묵은 숙소 중에서 가장 비싼 숙소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비싼 만큼 좋기도 좋았다. 깨끗하고 에어콘도 빵빵하게 나오고 텔레비전도 큰 걸로 달려 있고 침대도 아주 좋더군. 그래도 난 지저분하더라.. 더보기
오만으로 살랄라로 버스를 타고 달리면서 사실 난 한가지 더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샤한이라고 도착했는데 거기가 내가 말한 샤한이 아니면 어떡하나 하는 거였다. 아랍어 지명은 워낙에 발음도 어려워 내 발음을 잘 못 들은 사람들이 날 엉뚱한 곳으로 가는 버스에 태운 건 아닌가 하는. 오만과의 국경 샤한이라고 나는 분명히 말했지만 그들이 이해를 했는가 어쩐가는 알 수 없는 일이니까. 그럼 비행기라는 마지막 수단을 쓰는 수 밖에 없지 뭐 하고 나는 맘 편하게 먹고 푸욱 잤다. 사실 육로로 가는 것보다 비행기로 가는게 훨씬 싸기도 하다. 오만의 숙소비가 워낙에 비싸니까. 하지만 나는 무사히 바로 그 샤한에 도착했고 사람들이 시키는대로 택시를 타고 국경으로 갔다. 예멘측 이미그레이션 오피스에서 출국도장을 찍고 예멘 국경을 완전히 .. 더보기
아름다운 사막 무스캇. 오만의 수도다. 정말 힘들고 길게만 느껴질 줄 알았던 아라비아 반도의 여행이 무사히 지나가고 아직 완전 끝난 건 아니지만 잘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다. 내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 두바이로 갈거다. 드디어 비행기 타는 날이 되었거든. 보통 다른 여행자들이 택하는 사윤-살랄라 혹은 무칼라-살랄라의 버스를 타지 않고 나는 국경까지의 버스를 탔다. 자주 있지도 않은 버스는 풀이었고 비행기 날짜 때문에 다음버스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었거든. 그리고 버스를 타기 위해서 무칼라까지 가기는 정말이지 귀찮았고 무엇보다 버스회사 직원의 태도가 너무나도 거만하고 기분나빠서 그 회사 버스는 타고 싶지 않더라고. 그래서 나는 국경마을인 샤한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샤한까지 가는 버스를 찾아내지 못했더라면 하는 수 없이.. 더보기
기분잡친 타림 관광 시밤에 다녀온 다음날 어제는 하루종일 버스 찾으러 땡볕을 걸어다녔고 오늘은 혼자서 타림에 다녀왔다. 옛날부터 종교적 학술적으로 이 지역에서 중심이 되던 도시다. 그래서 그런지 마을에 크고 작은 모스크가 엄청 많더군. 예멘에서 가장 높은 40미터짜리 미나렛을 가진 무흐다르 모스크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타림은 엄청 더웠다. 마침 점심의 휴식시간. 마을은 조용해지고 몇몇 아이들만 지치지 않고 놀고 있었다. 나도 지쳐 모스크의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가 아이들이 너무 귀찮게 굴어서 다시 일어나 거리로 들어갔다. 한 남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따라와서 인사하더니 사진을 찍어 달란다. 그래서 찍어서 보여줬다. 그랬더니 이 개새끼가 손짓으로 한번 할래 하는거다. 알러뷰 하면서. 쌍욕을 퍼부어주고 옆에 떨어져 있던 다 떨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