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 추운날 혼자남은.
델리에서 2주간 대기해야한다. 이렇게 시간이 남으면 당연한 듯, 나는 푸리로 달려갔어야 하지만, 가는데에 이박삼일, 오는데에 또 이박삼일이라는 긴 시간을 투자해서 갈 것을 생각하니, 주춤할 수 밖에 없다. 사실 그런 것쯤, 피곤하다고 여기지 않는 나니까, 다른 때 같았으면 그래도 갔을 거다. 복잡하고 시끄럽고 먼지 날리고 물가 비싼 빠하르간지에서 2주나 멍하니 있느니, 그래도 푸리에 다녀오는 것이 나으니까. 하지만 이번엔 할 일이 있다. 그래서, 푸리의 유혹도, 다른 곳에 함께 가자는 사람들의 유혹도 냉정하게 뿌리쳤지만, 어찌된 일인지 대기 3일째인 오늘도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원피스를 마저 보고, 복사해 온 일본드라마를 밤새 보고, 핸드폰 붙들고 게임에 빠져있다. 해야할 일이 손에 잡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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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는 날
두달여, 한국을 떠나 인도에 있었다. 뜻하지 않게 빨리 한국을 떠나게 되어 허둥지둥 왔지만, 역시, 인도는 좋다. 뜨거운 거리에서 고생도 많이 했지만, 인도는 언제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너무 많이 무뎌졌나 보다. 거리의 처참한, 인간 이하의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예전엔 눈물을 흘렸을까. 점점 나는 이기적이 되어간다. 영화를 보며, 책을 읽으며, 사람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긴 하지만, 남을 위해 흘리는 눈물의 양은 적어져 간다. 또다시 한달이 채 못되는 시간이 지나면 다른 나라로 가야하지만, 그래도 집에 가는 건 좋다. 맛난거 실컷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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