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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2015, 쿠바가 나를 울리다 11박12일, 쿠바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어제 다시 멕시코 칸쿤으로 돌아왔다. 2009년 이후로 거의 매년 쿠바를 다녀왔고, 갈 때마다 줄어든 올드카의 비율이나, 늘어난 사치하는 사람들, 도둑이나 사기꾼이 늘어나는 등, 조금씩 바뀌어가는 모습이 보였지만, 올해는 어느때보다 크게 바뀐 모습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나라 곳곳이 보수나 재건축 등으로 공사중이었고, 길거리 곳곳에 암달러상이 외국인만 보면 따라 왔고, 출국세 25CUC가 없어졌다는 것도 큰 변화였다. 하지만 이번에 가장 놀란 건 스마트폰. 불과 1년전만 해도,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미국과 화해한지 꼭 1년이 지난 지금은 스마트폰을 갖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한 해는 환전소 직원이 100달러를 떼먹으려 하.. 더보기
메리다 계속 정부 건물 맞은편은 박물관이다. 몬테호의 집. 겉은 완전 허름하지만 어느 귀족의 집이었던 듯, 내부는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따뜻해보이는 응접세트다. 따뜻한 봄날, 햇살 드는 창가에서 차 한잔 하면 좋겠다. 지금 앉아 있는 곳이 에어콘이 너무 빵빵하게 틀어져 있어 이런 생각이 드나 보다. 한쪽 방에는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메리다 출신의 사진 작가로, 1940년대에 유카탄 지역을 여행하며 찍은 사진들을 전시중이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유카탄의 옛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천장도 멋지게. 루카스 데 갈베스 시장. 온갖 것들이 한꺼번에 팔리고 있었다. 철물점 맞은 편에 과일가게, 크리스마스 장식품 옆에 향신료 가게 뭔가, 좀 생뚱맞은 느낌의 배치였지만, 활기 넘치는 시장. 밤에 다시 나와 본 정부.. 더보기
메리다 다시 야간버스를 타고, 메리다로. 메리다행 야간버스는 무려 한시간반이나 연착되어 평소보다 늦게 도착했다. 늘 묵는 숙소 주변에는 광장도 많고, 교회도 많고 평소는 잘 다니지 않지만 이번에는 열심히 관광을 다녔다. 교회 내부는 수리중이었다. 어지간한 작은 도시의 대성당보다 큰, 메리다의 그냥 어느 교회. 그리고 여기는 쏘칼로에 있는 카테드랄, 대성당이다. 외부도 내부도, 엄청난 규모다. 카테드랄 맞은 편에는 시청 청사가 있다. 울창한 나무들 때문에 삐죽 솟아있는 탑만 보이지만 쏘칼로의 한 면을 가득 채운, 큰 건물이다. 시청 건물 오른 쪽 면에는 정부건물이 있고, 정부 건물 안에 인포메이션 센터며, 기념품 샵이며,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있고, 한쪽 벽면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 벽화가, 예전에도.. 더보기
팔렝케 과테말라를 떠나 다시 멕시코로 왔다. 새벽같이 출발해서, 버스 타고, 배타고 또 버스 타고. 출국세 내고, 입국신고서 적고. 역시 더운 팔렝케에 도착했다. 내일 갈 투어를 신청하러 나갔다가 소나기를 만났다. 브라질에서 보던 스콜처럼 어마어마한 비였다. 팔렝케에서 비가 내리는 것도 처음 보는 일이었다. 우기도 아닌 곳에, 이렇게 세찬 빗줄기가 쏟아지다니. 덕분에 20분간 꼼짝 못하고 여행사 건물에 붙들려 있어야 했다. ​ 밤에는 비때문인지 더욱 선선해진 쏘칼로에 가봤다. 연말이 다가오니, 많은 행사들이 이어지고 있었고, 마림바의 연주가 한창이었지만, 발목을 물어뜯는 모기들 때문에 오래 서 있을 순 없었다. 팀원들은 아구아아술과, 유적을 둘러보는 투어에 참가하고, 나는 또 팔렝케 시내를 어슬렁거렸다. 시청에.. 더보기
플로레스 팀원들은 모두 티칼유적으로 투어를 가고, 나에게는 평화로운 하루가 찾아왔다. 오랜만에 인터넷을 실컷 쓰고, 카톡도 실컷 하고 어젯밤에 빨아 둔 빨래를 창가에 내다 널고. 나에게는 아주 평화로운 하루였다. 내 방에서 바라다보이는 호수는 이렇게 아름답다. 작년엔 홍수가 나서 길이 다 잠겼더니, 올해는 딱 좋게 찰랑찰랑 물이 차 있다. 나는 신기하게도 이 플로레스의 하늘이 좋다. ​ 사람들이 돌아오고, 늦은 점심을 먹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쇼핑을 했다. 그것으로 충분한 하루. 호텔로 돌아오니 창문 너머로 해가 진다. 해질 때의 플로레스 역시 이렇게 아름답다. 아무 것도 없이, 티칼 유적 때문에 번성한 이 시골마을이, 나는 참 좋다. 내일은 다시 멕시코다. 열악한 과테말라에서 보낸 시간만큼, 멕시코가 선진국처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