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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또다시 푸리 그리고 델리. 마지막에 무너졌던 기억이 너무 아파서, 가능하면 가지 않으려고 했던 곳이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가는게 어려운게 아니라 안가고 지나치기가 어려운 곳이지. 한낮에 도착해서, 너무나도 익숙한 거리를 걷자니 삐끼가 들러 붙었다. 인도다운 모습이지. 좋은 호텔 소개해 주겠단다. 내가 대답을 하건 말건 계속 떠든다. 막 오픈해서 아주 좋은 방이 300루피 only!란다. 나 돈 없다고, 나는 100루피짜리 갈거라고 했더니, 자기가 디스카운트를 해 주겠단다. 자기가 가격을 말할테니까 예스인지 노인지를 말하란다. 150루피! 그러길래 가볍게 노, 라고 해줬다. 알았다고 가더니, 좀 가다가는 다시 돌아온다. 힘들지만 100에 해 줄게, 라며. 그래서 아주 쉽게 방을 구했다. 이런게 인도의 편한 점이지... 더보기
해피 홀리 푸리를 떠나 왔다. 이대로 인도의 다른 곳으로 가도 좋았지만, 왠지, 인도를 잠시 떠나고 싶었다. 그를 보내는 여행이 끝나고, 나를 찾는 여행을 시작하면서, 뭔가 하나의 매듭을 지어야할 것 같아서. 그래서 지금은 푸리를 떠나, 첸나이라는 곳으로 가는 기차 안이다. 첸나이에서 비행기를 타고, 스리랑카로 건너 갔다 올 생각이다. 델리에서 푸리까지의 기차는 길었다. 미친거지. 바라나시에서 반대방향인 델리로 가서, 거기서 다시, 바라나시를 거쳐 푸리로 가는 긴 기차를 탔으니. 친구들 만나느라 어쩔 수 없었다. 바라나시에서 만난 친구를 다시 만나고, 아그라에서 만나기를 실패한 친구를 결국 만났다. 왔다갔다 하느라 기차에 좀 지치긴 했지만, 그래도 덕분에 짐도 보내고, 이것저것 얻기도 많이 했다. 수확이 많았지. .. 더보기
여행에 관하여 바닐라 아이스크림 두 스쿱이 얹어진 따끈따뜩한 애플파이는 맛있었다. 맛있게 먹으며, 또 여행자들의 자랑이야기가 시작되더군. 나온지 얼마나 됐어요? 하는 질문에, 한 아이가 자랑스럽게, 최근 3년간 반은 일본에 있었고, 반은 나와 있었어 라고 하더군. 같은 질문이 나에게도 돌아오길래 최근 5년간 3개월, 한국에 있었다고 대답했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더군. 보통 얼마나 여행했냐는 질문에, 이번엔 몇달, 다 합하면 몇년, 그렇게들 답하는데, 그 아이가 그렇게 답하길래, 나도 같은 식으로 답을 해 본거다. 그랬더니, 한 아이가 놀라워하며 이런저런 질문을 던져댔다. 그렇게 우와 하는 말을 듣는게 쑥스러워, 나는 요즘 누가 먼저 물어오기 전에는 여행기간은 잘 묻지 않는다. 얼마나 오래 돌아다녔는가가 뭐 그리 중요.. 더보기
산 사람은 먹어야 산다 다음날은 아침 일찍 일어나 일출을 보러 갔다. 멀리 간 건 아니고, 호텔 바로 앞으로 나와 배를 탄 것 뿐이지만. 뭐, 배타고 보는거나, 그냥 강가에 앉아서 보는거나 별 차이는 없더라만. 카나요가 아니었으면, 물론 그 새벽에 일어나 가지는 않았을거고. 배를 타고 내려서는, 한 시간 가까이 산책을 하고 아침을 먹었다. 아침 먹고, 요구르트 먹고, 차 마시고, 우유까지. 과식을 했는데, 마지막의 우유가 문제였던 것 같다. 호텔로 들어가 잠을 자는 내내, 뱃속이 출렁거리고 부대꼈다. 뱃속에 우유를 넣은 커다란 고무풍선이 들어있는 듯했다. 낮잠을 자고 난 후 카나요와 함께 시장거리를 걸어다니는데, 설사가 시작되었다. 배는 계속 아프고, 좀 있으니 무릎이 후들거리는 거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먼저 호텔로 들어가.. 더보기
푸자 그 외에 바라나시에서, 별다른 일은 없었다. 쇼핑이나 하러 다니고, 거의 매일밤 푸자를 보러 다닌 것 정도. 인도가면 옷 사야지, 인도 가면 다 버려야지 했던 내 계획대로, 옷 사서 입고, 아프리카 내내 함께한 구멍 뚫리고 닳고 헐은 옷들을 다 쓰레기통에 집어 넣고, 좀 성한 건 남주고, 했다. 인도 옷으로 사악 갈아 입었다. 역시 인도의 쇼핑은 즐겁다. 싸고 예쁜 옷들이 잔뜩 있고, 흥정하는 재미까지 있으니. 옷을 갈아입고, 나는 푸자를 보러 다녔다. 푸자는 제사의식 같은거다. 생명의 강, 강가에 있는 많은 가트들, 가트는 제단, 이라고 하면 될까. 가트는 종류가 있다. 죽은 사람들 화장하는 가트, 제사를 올리는 가트, 목욕하는 가트 등. 강가에 있는 수십개의 가트들 중에서 몇몇 큰 가트에서 매일 저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