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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지부티 가는 길 에티오피아의 디레다와에서 지부티로 가던 길이다. 총 312킬로미터밖에 안되던 이 길은 50시간이 걸렸다. 가는 길에 우리는 이틀밤을 기차에서 보내야했다. 화물을 운반하는 기차의 맨 마지막에 딸린 객실.. 객실이라고 하기도 좀 그런 나무의자와 다 썩어빠진 나무바닥이 있던 그 기차를 타고 가던 길이다. 그나마 나는 지붕은 있는 객실에 탔지만, 객식에 타지 못하고, 화물을 실어나르는, 지붕도 없는 칸에 탄 사람들은 밤에 얼마나 추웠을까. 사람이나, 짐승이나, 짐짝이나, 하찮게 여기지기가 똑같은 나라들이다. 그래도 이런 사람들의 마음이, 어떤 누구보다 풍요롭다. 에티오피아에서 한 가장 좋은 경험이었고, 에티오피아에서 만난 가장 좋은 사람들이었다. 더보기
수단, 사람은 참 좋다. 푹 쉬었더니 몸도 거의 다 나았다. 몸살도 거의 다 나아 열도 내리고 콧물도 기침도 거의 멈추고, 머리도 안아프다. 교통사고 후유증도 거의 끝나간다. 멍든 곳들도 거의 가라앉았고, 손목도 무리하지 않으면 별로 아프지 않고, 종아리 근육 뭉친 것도 많이 나았다. 그래도 역시 교통사고란게 무섭구나 생각은 들더라. 멍들고 삔 정도인줄 알았는데, 보름이 넘도록 남아 있으니 말이야. 몸도 좀 낫고 해서, 일생에 다시 오지는 않을 것 같은 이 나라 사진이나 좀 찍어 두려고, 거리를 싸돌아 다녀봤다. 특별한 건 없었다. 그냥 이슬람의 큰 항구도시일 뿐. 그래도 여긴, 나를 먼저 찾아와 사진 찍어달라는 아이들이 많다. 카메라가 신기한거지. 아프리카에서는 카메라만 꺼내면 도망가거나, 돈을 달라는 통에 사람들 사진을 거의.. 더보기
사디가! 나를 부르는 외침 포트수단에서 5일째. 내일은 떠나려고 한다. 수단에서는 여기에 오는 것 말고, 별다른 계획이 없었으니, 그냥 여기서 푹 쉬다 가는거지. 아프기도 했고, 지치기도 했고. 이곳 수단, 정말이지 사람은 참 좋다. 그 징글징글한 에티오피아인들에 비하면, 정말 천사들이다. 여행자들이 수단에 들어오려면 에티오피아 혹은 이집트를 거쳐서 들어오는게 보통이니, 더더욱 사람이 좋다고 느끼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에 지친 정신을 사람들이 풀어주는 곳이다. 돈 달라고 달려드는 거지도 없고. 수단에서 1주일간 본 거지 수가, 에티오피아의 거리에서 5분간 보는 거지 수보다 적다. 역시, 이슬람 국가니까 그런 것도 있겠지만. 차이나!를 외치는 사람의 수도 내가 아니라고 고쳐줄 수 있을 정도밖에 안되고. 이상한 소리를 .. 더보기
포트수단 포트수단행 버스를 타고는, 자리를 잡고 바로 잠이 들었다. 티켓을 사러 갈까 생각도 했지만, 몸이 너무 안좋아, 버스 안에서도 팔겠지 하고는 그냥 잤는데, 버스가 출발하고는 티켓을 걷는거다. 버스 요금이 얼만지도 모르니 40파운드를 건네 줬더니, 티켓 없느냔다. 없다고 했더니, 기사가 뭐라뭐라 하고, 승객들이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잔돈은 나중에 주겠지 하고, 잤다. 세시간쯤 잤나. 몸이 좀 개운해 지는 듯했다. 버스는 휴게소(그냥 서명 다 휴게소지 뭐)에 섰다. 내 뒤에 앉은 여자한테 버스 요금 얼마냐고 물어보니 24란다. 그래서 잔돈 4를 꺼내, 차장한테 4 줄테니 20달라고 했다. 잔돈이 없어 그러는 줄 알았거든. 그랬더니 웃으면서 없단다. 못 준단다. 벌떡 일어나서 다시 큰 소리로 .. 더보기
수단 국경 넘기 수단 국경은 짜증났다. 수단에서는 입국 후 사흘 안에 외국인 거주등록을 하게 되어 있는데, 무조건 지금 당장 하란다. 131 수단파운드. 그것 때문에 좋지 않을 게 뻔한 환율로 국경에서 환전을 해야 했고, 국경 환율로 65.5달러를 거주 등록비로 내야했다. 카르툼에서 하면 85파운드 정도인데 여기는 왜 더 비싸냐고, 카르툼 가서 할거라고 했더니, 지금 돈 내든가, 아니면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든가 하란다. 하는 수 없이 돈을 내고, 영수증을 달라고 했다. 영수증은 내 서류에 다 붙여놓는다고 했다. 그런 복사라도 해 달라고 했다. 받아서 보니 가격이 안적혀 있다. 그래서 가격 적고, 싸인도 하라고 했다. 너 이름 뭐야, 했더니, 이미그레이션 오피서다! 하더라. 다 챙겨넣고, 나 이번이 수단으로 첨 가는 거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