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고난, 지부티시티
드디어 지부티시티에 도착했다. 새벽일찍 도착하면 어쩌나 걱정했던 기차는 새벽은 커녕,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기차에서 만난 지부티 사람이 조심하라고, 나쁜 사람도 많고, 경찰들도 믿지 말라고 하도 강조를 해서, 9시 밖에 안된 거리를 걷기가 사실, 좀 두려웠다. 가진 돈이라곤 1불이 조금 넘는 동 200프랑. 택시를 탈 수도 없고, 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걸으면서도 한가지 희망은 있었다. 만약의 경우 정 안되면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 소말리에서 만난 시몬언니가 여기 살고 있었다. 하지만 가능하면 그 시각에 전화를 하고 싶진 않았다. 12월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더운 날씨에 가방을 메고 걸으니 땀은 삐질삐질 나고, 잔뜩 쫄아서 걷기를 20분쯤. 호텔은 나왔다. 그러나 방은 없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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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밀라히라흐마니라힘
기차 안에서 두번째 아침을 맞았다. 기차는 내 그름자가 기차보다 길어지고도 한참을 더 있다가, 완전히 깜깜해진 후에야 다시 출발했다. 점심 저녁을 먹여주고, 환타에 커피에 차까지, 그리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까지. 내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특별히 제공해 주고도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던, 기차 식당차 아저씨와, 기차 관계자 아저씨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이미 어두워져 아무래도 좋은 곳에서 마지막으로 볼일을 보고는 다시 기차를 탔다. 그렇게나 덥더니, 해가 지고 어두워지자 날은 다시 선선해져, 방한용 두터운 잠바를 다시 입어야 했다. 잠바를 껴입고, 목도리 대용 천을 두르고, 어제와 같이 다들 바닥에 누워 잘 준비를 시작하자, 나도 가방을 베고, 어제처럼 다시 누워 불빛이라곤 없는 기차 안으로 쏟아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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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만난 사람
그리고 디레다와에서는 별일은 없었다. 우리한테 이야기를 듣고, 소말리랜드로 가는 성애와 같이 디레다와로 넘어 와서, 곧장 지부티로 넘어가는 기차를 타지 않고 1박만 하고 버스를 타든지 하려고 했지만, 버스는 비싸고, 화물차에 탑승칸이 하나 붙어 있는게 다음날 출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러기로 했지만, 화물차는 하루 연기되었다. 2박3일 디레다와에 머무는 동안, 지부티로 넘어가면 누리기 힘든 즐거움, 낮부터 밤까지 맥주를 마시고, 심심할 땐 성애와 둘이서 고스톱을 치고, 돈을 따서는 그 돈으로 밥을 샀다. 점점 꾼이 되어가는 것 같다. 맥주를 마시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소말리 다녀오는 길에 만났던 안토니오, 스페인친구를 다시 만났다. 안토니오는 영어를 못하는 백인이다. 상식을 깨기 때문에 조금 당황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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