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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메니스탄

카스피해를 건너 바쿠로 이제 떠날 시간이 되었다. 그날도 야경은 못보지만, 그래도 이틀 꼬박, 투르크멘바쉬가 만들어 놓은 꿈의 도시를 구경하고, 아쉬가밧을 떠나야 했다. 빠른 걸음으로 숙소로 돌아가 차이 마시며 잠시 쉬었다가, 가방을 메고 역으로 갔다. 기차는 놀라우리만치 싸고 깨끗하고 쾌적했다. 중국산 기차였다. 내가 북경에서 우루무치까지 40시간동안 무려 170불을 주고 탔던 그 4인실 기차가, 14시간 짜리이긴 했지만, 달랑 4불에, 어쩜 그럴 수 있는지. 기차는 정말 싸고 좋았지만, 편하게 잠들지는 못했다. 우리칸에 누군가가 심하게 발냄새를 풍기면서 코를 골았기 때문이다. 결국 참지못하고 일어나 흔들어 깨우고 말았다. 기차는 투르크멘바쉬에 도착했다. 4일째의 아침이 되었고, 나는 여기서 바쿠로 는 페리를 기다려야 하는 .. 더보기
세계 최대의 분수, 세계 최대의 카펫 그리고 그날은 기절했다. 하룻밤을 거의 꼬박 새고, 이틀동안 그렇게 열심히 관광을 하느라 걸어 다녔으니, 기절할 만도 하지. 숙소로 돌아가 주인 아줌마가 차려주는 저녁을 배가 찢어져라 먹고, 기분좋게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면서 또하나 투르크메니스탄의 재밌는 사실을 확인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가스는 공짜지만 성냥은 공짜가 아니라, 사람들이 가스렌지의 불을 24시간 켜둔다, 하고 가이드북에 적혀 있던 말이 사실이었던 거다. 요리를 하기 위한 가스렌지도 계속 켜져 있었고, 샤워할 물을 데우는 온수기도 계속 켜져있는 거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처럼, 물을 틀면 불이 켜지고, 잠그면 불꽃이 자동으로 작아지는 그런 좋은 온수기가 아니라 불이 계속 켜져 있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가스 온수기가 폭발하는 걸 방지.. 더보기
사랑의 도시, 바쉬의 도시 작은 카펫까지 사고 나니, 흥미도 많이 떨어져, 피곤이 몰려왔다. 돌아가서 좀 쉬고, 시내구경을 나가야겠는데, 내가 탄 버스는 도중에 고장이 나서 몇번이나 멈췄다. 피곤한 몸으로 숙소를 겨우 찾아가 자명을 맞춰놓고, 사람들이 음악을 틀어놓고 시끄럽게들 떠드는 가운데 설잠을 잤다. 잠이 들었다 깼다를 반복하면서 그냥 푹 자버릴까 하는 유혹에 시달렸다. 푹 자고 아침에 잠깐 볼까 하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일어났다. 귀한 시간인거다. 투르크멘에서의 시간은 미룰수 없는 거다. 가벼운 차림으로 걸어 나갔다. 의외로 시내 중심은 숙소에서 멀지 않아 걸어갈 수 있었다. 시내의 중심에 있는 희한한 조형물, 탑 꼭대기의 황금상. 이 황금상의 주인공은 역시 투르크멘바쉬다. 1995년 중립국으로 인정받은 것을 기념해서 199.. 더보기
주말시장 탈쿠치카 내가 주소만 갖고 그 홈스테이에 도착했을 때, 그집은 아직 잠들어 있었다. 문을 두드려볼까 하다가, 어느 문이 주인집인지도 모르고, 너무 이른 시각인가 싶어 9시가 되기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거의 아홉시가 다 되어 주인아줌마가 밖으로 나왔다. 나를 방으로 안내해주고, 아침밥부터 차려주었다. 사실 아침의 그 식사에 나는 감동했다. 비록 어제 먹다 남은 밥인지 모르지만, 따뜻하게 데워서, 계란 후라이까지 해서는 얹어 주시는 거다. 식사포함의 요금이긴 했지만, 보통 포함되는 식사는 저녁과 다음날 아침 정도거든. 도착하자마자 지치고 배고픈 나에게 제공된 밥과 따뜻한 차이는 나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밥을 먹고는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정말이지 피곤했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은 짧으니까. 세면도구를 꺼내려고 .. 더보기
아쉬가밧 가는 길 다샤오우즈까지는 택시를 탔다. 유럽의 승용차였는데, 두시간 걸리는 거리를 2000원에 갔다. 여긴 기름도 아주 싼 나라인거다. 달리는 차들도 온통 BMW, 벤츠 같은 비싼 차들 뿐이다. 이 차 얼마주고 샀느냐고 물어봤더니, 5500불이란다. 550만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싼 값에 오펠의 승용차를 살 수 있는거다. 차도 싸고, 기름도 싸니까, 너도나도 다들 차를 몰고 다닐 수 있는거다. 어떻게 차가 그렇게 쌀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택시기사가 자기집에 가서 밥 먹고 가란다. 그러자고 했다. 환전도 도와주고, 차시간도 알아봐주고, 밥까지 먹고 가라는 거였다. 주기로 했던 것보다 조금 더 많이 택시비를 지불했다. 밥 먹고, 사진도 찍어주고,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아쉬가밧행 미니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