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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베기

카즈베기, 사메바 교회 트레킹 카즈베기는 그루지아군도 상에 있는 그루지아 내에서의 최북단 마을이라, 카프카스 산 안에서의 트레킹의 중심지가 된다. 지프를 빌려 더 멀리, 계곡들로 트레킹을 갈 수도 있지만, 마을에서 바로 올려다보이는 쯔민다 사메바 교회를 방문하는 것은, 2-3시간짜리 가벼운 트레킹이 된다. 저 멀리 산꼭대기에 보이는 작고 예쁜 교회가 바로 사메바 교회. 누가 저런 데에다 교회를 지어놨나 싶었는데, 카즈베기의 필수코스, 가장 유명한 관광지였다. 가지 않을 수 없는. 사메바 교회로 가는 길은 가벼운 트레킹이다. 길가에 핀 들꽃들을 구경하며, 산 아래로 점점 멀어지는 마을을 바라보며, 교회까지의 두시간은 지루하지 않다. 드디어 나타난 교회. 내부는 그닥 볼 게 없지만,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풀밭끝에 서 있는 교회는 그 자체.. 더보기
그루지아군도를 타고 카즈베기로 그루지아군도란 러시아연방의 일부인 북오세티아 아라니아공화국의 수도 블라디카프카스에서, 대카프카스 산맥을 넘어 트빌리시에 이르는 210킬로의 군용도로. 19세기초, 남하를 계속하던 제정 러시아는 무슬림들과 끊임없는 전쟁을 하고 있었지만 기독교를 믿는 오세티아인의 일부와 그루지아 등 기독교 왕조들은 꽤나 자발적으로 러시아에 귀순했단다. 높은 산에 익숙하지 않았던 러시아인들에게 카프카스의 산들은 놀라움의 대상이었던 모양으로 그 후 많은 문학자들의 작품의 무대, 혹은 소재로 사용되었다. 그런 이미지는 그루지아인을 포함한 광의의 러시아어권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가이드북 참조) 그루지아군도를 타고 카프카스 산맥 안의 마을, 카즈베기로 갔다. 한여름의 카프카스산은 온통 초록이었다. 좀더 예쁜 가을.. 더보기
카프카스를 떠나 터키로 그리고, 이틀 후에는 트빌리시 근처의 도시 무쯔헤타의 축일이었다. 옛 그루지아 정교의 총본산이 있던 도시이니만큼 그 종교축일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엇다. 대성당은 말그대로 인산인해, 내 발로 걷는 것이 아니라, 쓸려 들어갔고, 교회안에서도 내가 둘러보는게 아니라 떠밀려 조금씩 나아가야 했다. 조금 떠밀려 다니다, 발버둥쳐 밖으로 나왔다. 날을 잘 고른건지 잘못 고른건지 우리는 다른 관광을 포기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교회를 빠져나오면서 보니, 대목을 노린 많은 장사치들의 수 만큼, 불구자들 거지들도 자리를 차지하고 구걸을 하고 있었다. 무쯔헤타로 오던 마르슈 안에서 내 뒷자리에 2인석에 어른 아이 6명이 끼어 앉아 큰 소리로 떠들며 신경 거슬리게 하던 집시 가족도 그룹에서 보였다. 종교적인 축.. 더보기
5년만의 가을 도착한 날은 우선 쉬기로 했다. 이미 늦은 오후였고, 버스정류장까지 나와 있던 유명한 숙소의 주인을 따라 방부터 잡았다. 특별히 예약을 한건 아니었다. 그저 할일없는 오후에 그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는 모양이었다. 와노라는 이름을 가진 이 남자는 상당히 재밌는 캐릭터였다. 영어도 잘 하고, 일본어도 독학으로 공부중이라는 말은 들었었는데, 자기 말로는 12개국어를 한단다. 하지만, 결국 그가 할줄 안다는 12개국어중 일본어도, 터키어도, 제대로 할 줄 아는 건 아니라는 게 나로 인해 판명되었다. 하지만 그런 사실과는 관계없이, 아주 특이한 사람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래도 해가 있는 동안은 견딜만 했다. 해가 지자, 카즈베기는 무서우리만치 추워졌다. 아직 10월의 중순인데 입김이 술술 나고, 집 안도 상당히 추워.. 더보기
그루지아, 카즈베기로 터키다. 이제 미루지 않고 착실하게 편지 잘 써야지 했는데, 아르메니아를 떠나던 기차 이후로 또 그만 손을 놓고 말았다. 그 2주가 넘는 시간 동안, 그루지아 구경하고, 밤버스에 시달리면서 터키로 국경을 넘어 트라브존에 갔다가, 다시 여기 카파도키아에 왔다. 터키 사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더니, 빨리 이스탄불 안오고 뭐하느냐고, 수십번 다닌 카파도키아는 왜 또 갔느냐는 반응들이지만, 나는 이스탄불에 가기 전에 한번 더 카파도키아에 가기로 결심을 했다. 이스탄불로 직행해서 하루라도 더 빨리 친구들을 만나고, 이번 또다른 루트로의 아시아횡단을 끝내고 싶다는 기분도 없지 않지만, 그 전에 다시 한번 여행자로서 카파도키아를 즐기고 싶은 마음도 컸다. 예레반을 정시에 출발한 기차는, 왠일인지 시간이 아주 많이 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