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샨베의 악몽같은 날들
날은 덥고, 말은 안통하고, 미칠 노릇이었다. 그간 몇마디 터키말이 통한다는 이유로, 러시아어를 외울 생각은 전혀 안했었거든. 몇마디 외웠다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이해를 시킬만한 수준까지는 못되었을 거지만.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가방은 그대로 팽개쳐 둔 채, 로비의 소파에 앉아버렸다. 에라 모르겠다. 니들 맘대로 해라. 안되면 로비에서 그냥 밤새지 뭐. 소파에 푹 파묻혀서 눈 지그시 감고 부채질 해서 땀 식히며, 어떻게 되겠지 뭐, 하지만, 어뛓게 된다 해도, 저런 아줌마들이 지키고 있는 호텔에 열흘도 넘게 묵는다는 건 피곤할텐데, 그런 생각들을 하기를 30분쯤. 왠 남자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직감으로 그 사람이 내 구세주가 될거란 걸 알았다. 역시 난 참 운이 좋다. 항상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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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는 길, 나를 기절하게 하는 길
두샨베까지의 차비는 비쌌다. 꾸역꾸역 끼어타고, 오르막길 시속 5킬로를 자랑하는 식빵차가 100소모니(3만원), 조금 편하고, 훨씬 빠른지프는 150소모니(4만천원)이다. 총 거리 600킬로 조금 넘는 거리인데, 게다가 국내를 이동하는건데, 지나치게 비싸다 싶었다. 사람들이 다들 지프를 타란다. 식빵차 타면 내일이나 돼야 도착할거라고. 지프를 타면 밤 10시나 11시에 도착한다는데 그 시각에 도착해서 또 호텔 찾느라 애 먹느니, 차라리 식빵차를 탈까도 싶었다. 하지만 한 사람만 더 모이면 출발한다는 지프가 있어, 타기로 했다. 그 남자에게 주려고 했던 차비 60소모니가 굳었으니, 좀 편하게 가보기로 한거다. 하지만, 맨 마지막 남은 자리는 7인용 지프의 맨 뒤, 2인용 자리. 옆으로는 넓어도, 앞뒤,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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