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종료
그림같은 바다, 비르알리에 아픈 마사와 함께 4일을 머물렀지만, 슬슬 사나아로 돌아가야할 때가 되었다. 마사는 좀 더 있고 싶은 듯 하루만 더 있다가 가면 안되느냐고 했지만, 너, 여기가, 너랑 안맞는지도 몰라, 그래서 아픈지도 모르는거야, 그러니까 가자, 나랑 같이 사나아로 가자, 하고, 데리고 다시 길을 나섰다. 마사는 아쉬운 듯, 머뭇거렸지만, 에잇 그래, 가자, 하고는 따라 나섰다. 비르알리를 떠나자, 거짓말처럼 마사는 나았다. 아덴을 거쳐 사나아로 돌아오는 동안, 아주 건강했다. 아덴에서 사나아로 돌아오는 버스가, 사나아를 한시간 반 남겨놓고 고장이 났다. 기사가 길 옆에 버스를 세우더니, 승객들더러 모두 내리라고 했다. 우왕좌왕 사람들이 허둥대며 다 내렸다. 나도 내려서 뭔일인가 보니, 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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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르알리, 간병기
비르알리. 가이드북에도 잘 나와있지 않은 곳이다. 정말 손바닥만한 마을이고, 마을에서 5킬로쯤 떨어진 곳에, 말이 호텔이지, 바닷가에 헛간 몇개가 있을 뿐인 호텔이 있다. 정말, 정말 조용한 비치였다. 실물을 보는건지. 그림을 보는건지. 분간이 안갈 정도의 색을 가진 바다. 하얀 모래. 헛 참, 하며 비웃음 아닌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기가막힌 풍경이었다. 뭐 저런게 다 있나. 흥정 후 방을 잡고 본격적으로 쉴 작정을 했지만, 그 날부터 마사는 아프기 시작했다. 이상한 징크스다. 누군가랑 같이 여행을 하면, 같이 있는 사람이 한번씩은 앓는다. 인도에서도 그랬고, 파키스탄에서도, 아프간에서도, 이번에 상민이도 한번 아팠고. 그런데 마사가 또 아픈거다. 그 전날부터 몸이 좀 무겁네 하더니, 비르알리에 도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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