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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윤

아! 아라비아해 이집트 바흐레이아의 흑사막처럼 생긴 황야를 양옆에 두고 미니버스는 계속 달렸다. 솔직한 감상으로 이집트보다 훨 나았다. 그 사막 속으로 걸어서 들어갈 수 없다는 게 달랐지만. 사실 그 땡볕에 걸어 들어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살랄라는 더웠다. 뭐 지금 있는 무스캇도 아주 덥고 예멘도 만만찮게 더웠지만. 예멘에서 깜장 드레스 산 이후로 항상 외출시에 깜장드레스를 입고 다니니까 더 덥다. 살랄라에서 가장 싼 호텔은 13리알. 아침식사가 포함된 가격이라고는 하지만 손바닥만한 방에 5만2천원을 내야하는 거다. 이제껏 내가 묵은 숙소 중에서 가장 비싼 숙소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비싼 만큼 좋기도 좋았다. 깨끗하고 에어콘도 빵빵하게 나오고 텔레비전도 큰 걸로 달려 있고 침대도 아주 좋더군. 그래도 난 지저분하더라.. 더보기
아름다운 사막 무스캇. 오만의 수도다. 정말 힘들고 길게만 느껴질 줄 알았던 아라비아 반도의 여행이 무사히 지나가고 아직 완전 끝난 건 아니지만 잘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다. 내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 두바이로 갈거다. 드디어 비행기 타는 날이 되었거든. 보통 다른 여행자들이 택하는 사윤-살랄라 혹은 무칼라-살랄라의 버스를 타지 않고 나는 국경까지의 버스를 탔다. 자주 있지도 않은 버스는 풀이었고 비행기 날짜 때문에 다음버스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었거든. 그리고 버스를 타기 위해서 무칼라까지 가기는 정말이지 귀찮았고 무엇보다 버스회사 직원의 태도가 너무나도 거만하고 기분나빠서 그 회사 버스는 타고 싶지 않더라고. 그래서 나는 국경마을인 샤한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샤한까지 가는 버스를 찾아내지 못했더라면 하는 수 없이.. 더보기
두려움을 넘어 외로움을 넘어 두 번째 휴게소에 도착해서도 내리라고 같이 밥 먹자고 하는걸 사양했더니 버스로 돌아오면서 큰 소리로 날 부르며 차이를 갖다 주시더라. 조낸 뜨거웠다. 차이도 뜨겁고 날도 뜨겁고 게다가 나는 베일로 얼굴을 다 가린채였고. 하는 수 없이 나도 현지인 여자들처럼 베일 속으로 차이를 가져다 홀짝홀짝 마셨다. 마시니까 또 마셔지더군. 그렇게 차 한잔 다 마시고 나니까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긴 했지만. 그 후로도 몇 번인가 군인이 올라탔다가 내리고 이삼십 킬로미터마다 하나씩 검문소를 지나쳤지만 나는 태연한척 하고 있었다. 내 바로 옆에 군인이 앉아서 가기도 했지만 다행히 내게 말을 걸진 않았다. 일곱시간이면 도착한다던 사윤까지 결국 열한시간이 걸렸다. 위험한 구간은 지나간 듯 검문소도 뜸해지고 사람들도 도중의 .. 더보기
첫번째 관문 통과 버스가 출발하고 내겐 어떤 제재도 가해지지 않은채 길을 달려갔다. 앞이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걱정했던 만큼 멀미는 나지 않았다. 혹시라도 내리라고 할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모른다. 만약 나를 태웠다는 사실이 발각되면 이 버스회사는 영업정지를 당하게 되거든. 나는 경찰에 걸리는 순간 내려서 사나아로 다시 되돌려보내질거고. 그래도 테러리스트들한테 걸려 납치당하는 것보다는 낫지. 그 구간이 외국인에게 금지된 이유가 그거거든. 그 길에 있는 마리브라는 도시 근처에서 몇 번이나 외국인 납치사건이 났기 때문이거든. 그래서 그 길은 외국인에게는 허락이 되지 않는 거야. 다시 생각해도 터키아저씨들 정말 고맙다. 흔들흔들 달리던 버스는 드디어 첫 번째 체크포인트에 도착했다. 다른 구간에서와는 달리 이 구간의 길에서.. 더보기
사윤으로 사윤은 예멘의 북동부에 있는 도시다. 사윤 자체보다도 내가 내일 구경하러 가게 될 시밤이라는 오래된 도시 때문에 거쳐갈 수 밖에 없는 곳이지. 그리고 나로선 이 다음에 갈 나라인 오만으로 가는 거점 도시가 되기도 하니까 지나칠 수 없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꼭 사윤엘 와야겠는데 어떤 버스회사에서도 버스티켓을 안파는 거다. 정확하게 말하면 외국인에게는 팔지 않는 거다. 사윤 뿐 아니라 사윤의 바로 남쪽에 있는 무칼라까지의 티켓도 안판다. 위험하다며 꼭 가려거든 비행기를 타고 가라는 거지. 비행기 값은 80달러. 요즘 환율로 치면 12만원이다. 두바이에서 터키로 가는 비행기를 싸게 17만원 정도에 인터넷으로 샀다고 좋아했더니 엉뚱하게도 국내선에서 큰 돈이 깨지게 된거지. 게다가 새벽 비행기라 공항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