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쉬가르는(우루무치도 마찬가지지만) 신장위구르 자치지구에 속해 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카쉬는 북경보다 2시간 늦은 로컬타임을 쓰고 있는 거다. 나는 이 넓은 중국이 모두 같은 시간을
쓰는 줄 알았거든. 만약 카쉬가 북경과 같은 시간을 쓰고 있다면 지금 같은 여름철엔, 11시가 넘어야
깜깜해지고, 7시가 넘어야 해가 뜨는 이상한 날을 가졌을 거다.
그만큼 카쉬가르는 중국에서도 가장 서쪽에 있는 도시다. 오랜 시간동안 실크로드 상에서 중요한
도시이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크게 발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도시들이 다 그렇듯, 거대한
올드시티가 있지만, 나는 이번에 올드시티는 생략하고, 썬데이바자르에만 다녀왔다. 대단하다길래
어떤데인가 싶어 갔는데, 일요일이 아니라 그랬는지, 특별하진 않았다. 이스탄불의 그랜드바자르나
이란의 수많은 바자르들처럼, 기념품을파는 시장이었다.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니다 털모자 파는 상점을 발견했다. 알지? 러시아동구권 사람들이 쓰고 다니는
진짜 털이 수북한, 모자. 그 모자들 보니 또 조카 생각이 나더군. 너무 정 많이 주지 말아야지 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좀 비싼 듯 느껴지기도 했지만, 모자 대신 목도리를 두개 사버렸다. 짐을 줄여도
시원찮을 판에 쇼핑을 하다니. 그래도 무거운 건 아니라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내겐 특별할 것 없는시장이라, 한시간도 안되어 밖으로 나와, 점심만 먹고는 돌아와 버렸다.
피로가 쌓였는지, 조금만 걸어도 허리가 심하게 아파오기도 했고, 호텔로 돌아가 빨래하고, 씻고,
좀 쉬어주는게 내일을 위해 나을 듯 했다.
국경이다. 내가 이제까지 넘어본 국경 중에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국경이 아닐까 싶다. 2900미터.
그말을 들으니 갑자기 숨이 가빠오는 듯 하지만, 나는 이달 안에 해발고도 4천미터가 넘는
파미르고원의마을로 들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이다. 고산병 약을 먹어야할지, 안먹어도 될지,
고민을 좀 하긴 했다.
옛날, 인도 레에서 마날리로 내려가던 도중, 4500미터의 마을에서 묵어가던 밤, 정말 죽는 줄
알았거든. 낮동안엔 괜찮은 듯 하더니, 밤에 자는데 정말 죽겠더라고. 밖은 미친듯이 바람이 불어
우리가 자는 텐트가 날아가버리지 않을까 걱정스럽고, 추워서 덮은 이불은 총 두께가 30센티는 되어
무거우니 숨쉬기가 더 곤란하고, 걷어내면 춥고, 나는 그때 정말 지옥을 맛봤다.
물론 그땐, 멋도 모르고 받아마신 럼 때문인 줄은 몰랐고. 추우니까,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
한잔 마시고 자라길래 두 잔을 마셨었거든. 그러니까 당연히 숨이 가쁘지. 물론 이번엔 술은 안마실
거고, 이번 파미르 고원을 위해서 담배도 끊었지만, 그래도 그때보다 다섯 살이나 더 먹었는데,
내체력이 버틸 수 있을까. 결론은, 아직 고산병 약을 먹을 생각은 없다는 거다. 그냥 버텨봐야지.
거기서 달리기를 할 것도 아니고, 버틸 수 있을 거다.
중국 국경에서 출국스탬프를 받고, 아직 키르기스측 국경은 넘지 않았다. 키르기스 입국 스탬프까지
받아야, 오늘의 일이 끝나는데. 아침 8시에 출발한다는버스를 타기 위해서 7시도 되기 전에
버스정류장에 갔는데, 우리 버스가 출발한 건, 10시가 넘어서였다. 승객은 30명이 될까 말까한데,
무슨 짐들이 그렇게 많은지. 버스 뒤와 양 옆구리의 짐칸에 짐들을 넣느라 그렇게 시간이 걸린 거였다.
그러고도 남은 짐들은 버스 안으로 들어왔다.
장거리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편한 건, 침대차라는 거다. 처음 들어보지? 침대버스라니.
중국엔 그런게 있더라. 다리 뻗고 누워서 갈 수 있으니 그래도 조금은 편한데, 그렇긴 해도너무 오래
걸린다. 카쉬에서 출발해 200킬로가 조금 넘는 국경까지 와서, 아직 키르기스입국도 못했는데
9시간이 지나고 있다.
카쉬가르는(우루무치도 마찬가지지만) 신장위구르 자치지구에 속해 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카쉬는 북경보다 2시간 늦은 로컬타임을 쓰고 있는 거다. 나는 이 넓은 중국이 모두 같은 시간을
쓰는 줄 알았거든. 만약 카쉬가 북경과 같은 시간을 쓰고 있다면 지금 같은 여름철엔, 11시가 넘어야
깜깜해지고, 7시가 넘어야 해가 뜨는 이상한 날을 가졌을 거다.
그만큼 카쉬가르는 중국에서도 가장 서쪽에 있는 도시다. 오랜 시간동안 실크로드 상에서 중요한
도시이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크게 발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도시들이 다 그렇듯, 거대한
올드시티가 있지만, 나는 이번에 올드시티는 생략하고, 썬데이바자르에만 다녀왔다. 대단하다길래
어떤데인가 싶어 갔는데, 일요일이 아니라 그랬는지, 특별하진 않았다. 이스탄불의 그랜드바자르나
이란의 수많은 바자르들처럼, 기념품을파는 시장이었다.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니다 털모자 파는 상점을 발견했다. 알지? 러시아동구권 사람들이 쓰고 다니는
진짜 털이 수북한, 모자. 그 모자들 보니 또 조카 생각이 나더군. 너무 정 많이 주지 말아야지 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좀 비싼 듯 느껴지기도 했지만, 모자 대신 목도리를 두개 사버렸다. 짐을 줄여도
시원찮을 판에 쇼핑을 하다니. 그래도 무거운 건 아니라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내겐 특별할 것 없는시장이라, 한시간도 안되어 밖으로 나와, 점심만 먹고는 돌아와 버렸다.
피로가 쌓였는지, 조금만 걸어도 허리가 심하게 아파오기도 했고, 호텔로 돌아가 빨래하고, 씻고,
좀 쉬어주는게 내일을 위해 나을 듯 했다.
국경이다. 내가 이제까지 넘어본 국경 중에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국경이 아닐까 싶다. 2900미터.
그말을 들으니 갑자기 숨이 가빠오는 듯 하지만, 나는 이달 안에 해발고도 4천미터가 넘는
파미르고원의마을로 들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이다. 고산병 약을 먹어야할지, 안먹어도 될지,
고민을 좀 하긴 했다.
옛날, 인도 레에서 마날리로 내려가던 도중, 4500미터의 마을에서 묵어가던 밤, 정말 죽는 줄
알았거든. 낮동안엔 괜찮은 듯 하더니, 밤에 자는데 정말 죽겠더라고. 밖은 미친듯이 바람이 불어
우리가 자는 텐트가 날아가버리지 않을까 걱정스럽고, 추워서 덮은 이불은 총 두께가 30센티는 되어
무거우니 숨쉬기가 더 곤란하고, 걷어내면 춥고, 나는 그때 정말 지옥을 맛봤다.
물론 그땐, 멋도 모르고 받아마신 럼 때문인 줄은 몰랐고. 추우니까,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
한잔 마시고 자라길래 두 잔을 마셨었거든. 그러니까 당연히 숨이 가쁘지. 물론 이번엔 술은 안마실
거고, 이번 파미르 고원을 위해서 담배도 끊었지만, 그래도 그때보다 다섯 살이나 더 먹었는데,
내체력이 버틸 수 있을까. 결론은, 아직 고산병 약을 먹을 생각은 없다는 거다. 그냥 버텨봐야지.
거기서 달리기를 할 것도 아니고, 버틸 수 있을 거다.
중국 국경에서 출국스탬프를 받고, 아직 키르기스측 국경은 넘지 않았다. 키르기스 입국 스탬프까지
받아야, 오늘의 일이 끝나는데. 아침 8시에 출발한다는버스를 타기 위해서 7시도 되기 전에
버스정류장에 갔는데, 우리 버스가 출발한 건, 10시가 넘어서였다. 승객은 30명이 될까 말까한데,
무슨 짐들이 그렇게 많은지. 버스 뒤와 양 옆구리의 짐칸에 짐들을 넣느라 그렇게 시간이 걸린 거였다.
그러고도 남은 짐들은 버스 안으로 들어왔다.
장거리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편한 건, 침대차라는 거다. 처음 들어보지? 침대버스라니.
중국엔 그런게 있더라. 다리 뻗고 누워서 갈 수 있으니 그래도 조금은 편한데, 그렇긴 해도너무 오래
걸린다. 카쉬에서 출발해 200킬로가 조금 넘는 국경까지 와서, 아직 키르기스입국도 못했는데
9시간이 지나고 있다.
08/04/2008 05:57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