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푸자

푸자 그 외에 바라나시에서, 별다른 일은 없었다. 쇼핑이나 하러 다니고, 거의 매일밤 푸자를 보러 다닌 것 정도. 인도가면 옷 사야지, 인도 가면 다 버려야지 했던 내 계획대로, 옷 사서 입고, 아프리카 내내 함께한 구멍 뚫리고 닳고 헐은 옷들을 다 쓰레기통에 집어 넣고, 좀 성한 건 남주고, 했다. 인도 옷으로 사악 갈아 입었다. 역시 인도의 쇼핑은 즐겁다. 싸고 예쁜 옷들이 잔뜩 있고, 흥정하는 재미까지 있으니. 옷을 갈아입고, 나는 푸자를 보러 다녔다. 푸자는 제사의식 같은거다. 생명의 강, 강가에 있는 많은 가트들, 가트는 제단, 이라고 하면 될까. 가트는 종류가 있다. 죽은 사람들 화장하는 가트, 제사를 올리는 가트, 목욕하는 가트 등. 강가에 있는 수십개의 가트들 중에서 몇몇 큰 가트에서 매일 저녁.. 더보기
사람들을 만나다 다시 기차안. 이번에는 바라나시를 떠나는 기차 안이다. 바라나시에서는 편지를 거의 손 놓고 있었다. 쓰지 않게 될거라고 알고 있었다. 쓸 수 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머리 속에 생각들이 얼키고 설킨 만큼, 그것이 글로 표현되기는 더 힘든 일이니까. 끝없이 흐르고 있는 생명의 강, 갠지스처럼, 나도 내 마음을 다스려 흘려보내야 하는데, 나는 강이 아니라, 나는 신이 아니라, 그러기란 좀처럼 힘든 일이었다. 바라나시에선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냥 만난게 아니라 다시 만났다. 만난 적 있는 사람들을 다시 만난거다. 하루는 강가에 앉아 강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데, 어떤 일본사람이 말을 걸어오는거다. 그땐 한국사람이랑 같이 앉아 있었는데, 내가 일본말하는거 어떻게 알고, 자신만만, 일본어로 말을 거나 싶었.. 더보기
바라나시 이삼일만에 뜨려던 바라나시에 온지, 벌써 일주일 가까이 되었다. 늘 그런 식이다. 잠시만 왔다 가야지 하며, 예정보다 오랜 시간을 보내 버린다. 몸도 마음도 자꾸만 축축 늘어지게 되어, 그럴까봐 빨리 뜨려던 건데, 그래서 결국, 또 오래 있게 되었다. 이제 흐르는 갠지스에 보내야 하는데, 보내려고 온 건데, 여기까지 오고 보니, 보내기 싫은건 왠지, 놓아주기 싫은건 왜인지. 머릿속이 복잡해서, 미칠 것 같다. 도착하고는 곧장, 예전에 묵었던 숙소로 왔다. 언제나 인기 많은 숙소인만큼, 성수기가 끝나지 않은 지금은 당연히 만원. 다른 곳에서 2박을 하고 사흘째에 다시 이곳에 체크인을 했다. 첫날 저녁엔, 푸자를 보러 갔다. 생명의 강 갠지스, 생명의 신께 드리는 제사지. 푸자를 보고, 꽃으로 장식된 접시에.. 더보기
강가, 밤 푸자가 끝나버린 밤의 강가는 조용하다. 밤 늦게까지 설치고 다니는 건 불빛 따라 떼로 몰려다니는 날파리들 뿐이다. 2008.06.13 더보기
푸자 첫날부터 나는.. 열심히 푸자를 보러 다녔다. 처음부터 끝까지 앉아 푸자를 보다가 꽃접시도 몇개씩 사서 강가에 띄워 보냈다. 그리고 많이 울었다. 음.. 푸자도 많이 변해 있었다. 훨씬 더 규모가 커지고, 화려해져 있었다. 2008.06.1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