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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미르고원

두번째 아시아횡단 터키로 국경을 넘을 때는 트라브존이랑 카파도키아에서 이삼일씩 쉬어, 1주일이면 이스탄불에 도착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트라브존 3일에, 카파도키아에서는 3주를 쉬어 버렸고, 예정에도 없던 파묵칼레까지 1주일 넘게 쉬어버린 바람에, 이스탄불에 도착하기까지 한달도 넘게 걸려버렸다. 오랜만에 돌아온 터키가 편하고 좋았고, 이런저런 심경의 변화도 있었거든. 하지만 어쨌건 나는 이스탄불까지 무사히 도착했고, 5년만에 다시 한번, 다른 루트로 아시아횡단을 끝냈다. 그리고 지금은 예루살렘이라는, 전혀 상관없는 도시에 앉아 편지의 마지막을 쓰고 있다.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 여행도 끝났고, 올해도 거의 끝나간다. 미루고 미루다가, 올해가 끝나기 전에 지난 여행 이야기도 마무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맘 잡고 쓰는 거다. 중.. 더보기
두샨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날들 두샨베 17 일째가되었다. 아는 아직도 여길 떠나지 못하고, 같은 호텔에서, 여전히 투덜거리며, 오늘인지 내일인지 구분 안가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제대를 며칠 안남겨둔 말년 병사처럼, 출소일을 기다리는 수인들처럼. 하루하루가 가는 것을 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 투르크멘 비자 신청 열흘째는 토요일이었다. 월요일까지 기다리기는 너무 힘드니까 하루 일찍 금요일에 받을 수 없을까하고 물어봤더니, 영사가 자기 번호를 주며, 일단 전화를 해보라고 했었다. 수험생들의 합격자 발표 전화처럼 떨리는 기분으로 전화를 했더니, 이게 왠일. 월요일도 아니고, 수요일에 오라는 거다. 뭐가 나빴는지, 영사는 화를 내고 있었다. 월요일에 한번 더 확인 전화를 해볼까 하다가, 관뒀다. 또 화를 내고, 다음주 월요일! 하고 .. 더보기
파루스키, 파루스키~ 깨어났을 땐, 두샨베에 도착해 있었다. 시각은 12시를 넘어가고있었다. 호텔명을 대자 기사가 택시를 잡아 준다. 다행히 그 호텔은 꽤나 유명한 호텔인 모양으로 기사가 한번만에 갔다. 하긴 시내 한중간에 있는호텔이고, 도대체 두샨베에 호텔이 열개는 될까 싶을만큼 호텔이 드무니까. 그렇게 유명해서 쉽게 찾은 것까진 좋았는데, 방값이 비쌌다. 내가 그호텔을 찾아간 건, 거기에 두 종류의 방이 있어, 싼 곳은 5-6달러면 잘 수 있단 얘기를 들어서였다. 하지만 그들이 제시한 가격은 트윈룸의 침대 하나만 빌리는 조건으로 15달러. 리셉션에 앉아 있는 러시아 아줌마한테 영어 좀 하십니까, 했더니, 좀 한다길래 물어봤는데 말이 안통한다. 내가 듣기로 방이 두 종류가 있다는데. 그래 방에 침대 두 개 있다니까. 그게 .. 더보기
내가 가는 길, 나를 기절하게 하는 길 두샨베까지의 차비는 비쌌다. 꾸역꾸역 끼어타고, 오르막길 시속 5킬로를 자랑하는 식빵차가 100소모니(3만원), 조금 편하고, 훨씬 빠른지프는 150소모니(4만천원)이다. 총 거리 600킬로 조금 넘는 거리인데, 게다가 국내를 이동하는건데, 지나치게 비싸다 싶었다. 사람들이 다들 지프를 타란다. 식빵차 타면 내일이나 돼야 도착할거라고. 지프를 타면 밤 10시나 11시에 도착한다는데 그 시각에 도착해서 또 호텔 찾느라 애 먹느니, 차라리 식빵차를 탈까도 싶었다. 하지만 한 사람만 더 모이면 출발한다는 지프가 있어, 타기로 했다. 그 남자에게 주려고 했던 차비 60소모니가 굳었으니, 좀 편하게 가보기로 한거다. 하지만, 맨 마지막 남은 자리는 7인용 지프의 맨 뒤, 2인용 자리. 옆으로는 넓어도, 앞뒤, 위.. 더보기
나를 비참하게 하는 사람들 두샨베로 갈거니까 버스정류장에 내려 달라고했다. 호텔비도 줄이고, 시간도 아끼고. 가능하다면 밤차로 두샨베까지, 내리 질러버릴 생각이었다. 그땐 그 길이 어떤 길인지 몰랐던 거지. 하지만 잠시 후 차가 선곳은, 어느 아파트 앞이었다. 따라오란다. 버스회사 사무실인가 하고 따라갔더니, 어느집 문앞에 서서는 'you today sleep here my home' 하는 거다. 이게 무슨 개소리인가싶어 아니라고, 나 오늘 밤차 타고 두샨베 갈거니까 정류장에 간다고 했더니, 내가 무얼 걱정하는가 알아차렸는지 'No problem, here my sister my mother live my home. today sleep, tomorrow dushanbe go!' 하며 문을 열어버린다. 문을 연 순간, 그 안에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