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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콜

만년설을 발 아래에 두다 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밖은 바람이 불어 많이 춥지만, 차 안은 태양빛에 더웠다. 또 졸아가는 참을 수 없는 더위에 깨어났다. 겨울 잠바를 껴입고 있으니 덥지. 깨어나니 우리 차는 호수 옆을 달리고 있었다. 지도상에서도 꽤나 크게 보이는 karakul 검은호수다. 왜 그런 이름이 붙었나 모르겠다 싶게, 호수는 푸른 색이다가 에메랄드 그린이다가 했다. 졸려서 눈을 반도 못뜨고는, 흔들리는 차 안에서 사진을 찍었다. 제대로 나올리 없었다. 이런 산꼭대기에 믿을 수 없는 넓은 평지가 이어지고 있었고, 도로는 계속 눈산을 향하고 있었다. 인간이란, 참 지독하구나 생각했다. 이런 산속의평지도 찾아내어 전기도 들이고, 길도 닦고, 마을을 만들어 살고 있다니. 호수 근처에서 차는 멈췄다. 늦은 점심을 먹고 가려는 .. 더보기
괴기스런 호텔에서 키르기스탄의 대부분의 주택이 그렇듯, 넓은 정원에 몇개인가 작은 건물이 서 있고, 담은 전부 담쟁이덩쿨 같은 풀로 덮여 있다. 마당 한켠엔, 풀로된 동굴 같은 것도 있다. 애니메이션 토토로에 나오는 뒷뜰의 굴 같은. 비록 나무 밑둥은 아니었지만, 만화같은 굴이 있길래 뭐가 나올까 싶어 빠져 나가보니 별건 없었다. 또 다른 뒷뜰이 나왔을 뿐. 그리고 내가 묵게 된 방이 있는 건물은 여행자들의 숙소라기 보다는 옛 귀족의 별장같은느낌이 강했다. 침대 하나에 작은 화장대가 있던 구석의 내 방은, 귀족의 하녀가 묵을 듯한 방이었고. 그리고 다른 방들은 방이라기보다 응접실 같은, 어마어마하게 크고 잘 꾸며진 방이었다. 몰래 살짝 들여다보니, 가구에, 그림에, 장난아니더군. 으시시한 건, 커텐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 더보기
카라콜 설사다. 시작한지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이번 여행에서 벌써세번째다. 그것도 아주 지독한 설사다. 두달전 인도에서 만난 아이가, 자기는 인도 수돗물도 그냥 마실 수 있다며, 인도 1년 여행 후에 일본 돌아가서 검사해보니, 장에 스무가지의 항체가 생겼더라며, 나더러 인도 수돗물 마실 수 있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너도 가서 검사해봐, 항체 많이생겼을걸, 하길래 그런줄 알았거든. 이제 어지간해서는 설사는 안할 줄 알았는데. 그래서 갖고 있던 지사제는 남들 다 줘버리고, 일본 친구한테 받은 정로환만 남겨뒀었는데. 내가먹게 될줄은 몰랐다. 작년 11월 소말리랜드 이후로 이런 지독한 설사는 처음이다. 그땐 오랜만에 만난 생선에 환장해서 매일 생선튀김을 먹었었거든. 그 엄청난 파리떼를 봤을 때, 주방의 위생.. 더보기
키르기스 그 외 지역 Bishkek-Cholpon ata 서터미널에서(132번 마르슈룻카 종점) 버스 200com. 택시 350com. 4-5시간 소요. 숙소는 소비엣카야 st.에 많고, 골목으로 들어가면 민박집 많다. 150com 안팎. 한여름 낮이면 물이 조금 차가운 편이기는 하나 수영을 할 수 있다. 관광지이니만큼 물가는 대도시보다도 더 비싼 편이고, 사람들도 돈이 관계되면 차가워진다. Cholpon ata-Karakol 촐판아타의 버스정류장에서 300번 등의 마르슈룻카를 타면 된다. 2-2.5시간 소요. 100com. 카라콜의 숙소는 비싼 편 박물관 근처의 Yak tour hostel은 싱글 300com 식사 한끼 200com 버스는 대체로 시내 중심에 서지만, 장거리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경우 111번 마르슈룻카를.. 더보기
멕시코. 사파티스타 자치정부 주재소 카라콜 사파티스타 자치지구에는 다섯개의 카라콜이 있다. 카라콜은 자치지구의 정부가 있는 마을을 가리킨다. 오벤틱은 다섯개의 카라콜 중 한 마을이다. 그리고 카라콜은 스페인어로 달팽이라는 뜻이다. 자치 정부가 있는 마을을 왜 달팽이라고 부를까 궁금했는데 이 그림을 보고 이해했다. 천천히.. 그러나 조금씩 앞을 향해서...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착실히 앞으로 나간다는 사파티스타의 정신을 반영한 이름인 것이다. everything for everyone nothing for us. 07/18/2009 01:37 pm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