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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탄으로, 실크로드로 드디어 비쉬켁에 도착했다. 말도 마라. 어제 하루가 내게 얼마나 길었는지. 지금 여기 South Guest House라는 곳에 찾아오기까지 얼마나 악몽 같았는지. 별 정보없이, 일단 현지에 가서 해결하는 스타일의 내 여행이, 나를 완전히 지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러면서 발견하게 되는 이 나라의 매력은 또, 나만의 것이리라. 물론 그건, 그런 고생 끝에 별 탈 없이, 무사히 도착했으니,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지만. 중국에서부터 국경을 넘던 날, 모든 것은 대체로 순조롭게 흘러 갔다. irkeshtam pass를 넘어 중국 출국심사대를 통과하고, 또 약간은 걱정이 되지 않은 것도 아니었지만, 키르기스측 국경도 무사히, 걱정은 왜 했냐 싶게, 너무나도 순조롭게 통과를 했다. 어디에나 있을 줄.. 더보기
국경 카쉬가르는(우루무치도 마찬가지지만) 신장위구르 자치지구에 속해 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카쉬는 북경보다 2시간 늦은 로컬타임을 쓰고 있는 거다. 나는 이 넓은 중국이 모두 같은 시간을 쓰는 줄 알았거든. 만약 카쉬가 북경과 같은 시간을 쓰고 있다면 지금 같은 여름철엔, 11시가 넘어야 깜깜해지고, 7시가 넘어야 해가 뜨는 이상한 날을 가졌을 거다. 그만큼 카쉬가르는 중국에서도 가장 서쪽에 있는 도시다. 오랜 시간동안 실크로드 상에서 중요한 도시이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크게 발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도시들이 다 그렇듯, 거대한 올드시티가 있지만, 나는 이번에 올드시티는 생략하고, 썬데이바자르에만 다녀왔다. 대단하다길래 어떤데인가 싶어 갔는데, 일요일이 아니라 그랬는지, 특별하진 않았다. 이스탄불의 그.. 더보기
중국에 정들다 빨래를 해 놓고(죽을 것 같이 피곤해도 빨래는 해야하는 신세), 인터넷도 쓰고(공짜로 쓰게 되어 있는 인터넷은 오래 쓰지 못하게 하려고, 서서 쓰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픈 다리, 허리 달래가며 한시간 넘게 썼다) 산책을 나갔다. 허리 아프게 돌아다닐 때는 이 빌어먹을 나라가 그렇게 싫더니, 까르푸에서 장을 보고, 근처 식당에서 국수 한그릇 먹고 나니, 갑자기 너무너무 좋아지기 시작했다. 어쩜 이렇게 모든 야채, 과일, 음식들이 싸고 맛있는지. 중국은 정말 여행할만한 나라다. 장보고, 저녁 먹고 들어와서는, 호텔 뒤의 광장으로 나가봤다. 아홉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건만, 날은 어두워질 줄 모르고, 아직 훤한데 벌서 자기도 뭣해서, 산책이나 가기로 했던 거다. 마침 무슨 행사가 있는지, 무대가차려져.. 더보기
우루무치 우루무치다. 파키스탄 훈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던 때부터 알고 있던 지명이다. 그땐, 훈자에서 세시간이면 중국으로 국경을 넘을 수 있었는데, 중국에 갈 생각은 한 적이 없었다. 중국으로 가면, 한국 돌아가야 할 것 같아서. 내일 가는 카슈가르도 마찬가지다. 그땐 아주 멀게만 느껴졌던 곳이다. 그렇게,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던 도시들을 이제 정말, 내 발로 밟게 되었다. 새벽 세시 반. 승무원이 깨워서 일어났다. 내가 샀던 환불표는 우루무치까지 가는 표가 아니라 우루무치 가기 전의 하미라는 곳까지 가는 표였거든. 그래서 표를 연장하려고, 승무원에게 몇번이나 말했었지만, 알았다고 기다리라고만 하더니, 하미라는 곳에 다 와가니까 깨우는 거다. 표 연장하라고. 일어나서, 내 자리에 누가 타는 사람이 없는가.. 더보기
기차표 사기 전쟁 피곤한 투어가 끝나고, 북경에 돌아온 건 오후 네시. 수잔이 열쇠를 갖고 있지 않아 우리는 돌아갈 수 없어, 올림픽 경기장을 보러 가기로 했다. 새집 모양을 본 떠 만들었다는 그 경기장 안까지는 들어갈 수 없었다. 사실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파, 곧 쓰러질 것 같던 나는, 올림픽 경기장엔 별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중국으로선 정말 대단한 일이겠지.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쓰러질 것 같은 몸을 억지로 달래가며 집근처까지 가서는, 저녁을 먹으러 갔다. 양꼬치와 북경오리 중 어떤 걸 먹고 싶냐길래, 오리 먹자고 했다. 수잔은 아주 푸짐하게 시켰다. 오리 한마리에 샐러드, 수프에 두부요리와 야채볶음까지 시켜서 만원 정도. 싸긴 싸더라. 맥주도 마셨는데. 정말이지 죽을듯이 피곤했지만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 앞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