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 반도에 서다
아프리카 종단이 끝나고 편지는 완전히 손을 놓고 있었다. 뭐, 안쓴다고 뭐라할 사람도 없고, 읽는 너도 힘들거고, 그만둘까 싶기도 했지만, 여행하면서, 이거 말고는 하는 일도 없는데, 이거 말고는, 남는 기록도 없는데 싶어, 다시 볼펜 들고, 공책 사서 쓰기 시작한다. 여기는 예멘. 한국사람들에겐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곳이지만, 여행자들은 천국이라고 말하는 곳이다. 좋다고 좋다고, 모두가 말하는 곳은 정말 좋더라고. 파키스탄의 훈자가 그랬고, 이집트 다합이 그랬고, 여기, 예멘이 그렇다. 좋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듣고 가서, 되려 실망하는게 아닌가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모든 사람이 좋다고 하는 곳은 정말 좋더군. 예멘이 어디에 붙어 있는 나라인가, 하는 것부터 이야기해야겠구나. 아라비아반도, 터키에서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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