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인도는 멋진 곳이다.
푸리는, 4년만에 다시 간 푸리는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었다. 그대로였으면, 아무 것도 변한 것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는데. 내 욕심이지. 길도 많이 깨끗해지고, 새로운 건물도 제법 많이 들어서 있었다. 그렇지만 거의 대부분은 그대로였다. 길가의 개나 돼지들, 시끄러운 까마귀들, 밤이면 극성인 모기, 해변의 높은 파도나 강한 바람, 모두가 잠든 밤이면 희미하게 들려오는 파도소리. 그것 만으로도 푸리는 충분히 푸리였다. 내 기억속의 푸리를 다시 느끼기에 충분했다. 푸리는 이번 여행 1단계의 마지막 포인트였다. 푸리에서 시작된 일이니, 푸리에서 다 정리하자고 생각했었다. 처음 만나서, 몇번이나 같이 온 곳이 푸리였고, 마지막에 신세 많이 진 곳도 푸리였다. 그는 죽기 전에 인도에 가자고 했었다.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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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아그라
뭄바이에서 1박을 할 생각은 없었으므로, 어디로 갈 건지를 정해야 했다. 뭄바이로 들어온 김에, 전에 못 본 남인도를 보고 갈까 싶어, 엘로라 아잔타 석굴유적들에 가까운 아우랑가바드로 갈까, 비치가 멋진 고아에 가서 며칠 수영이나 하며 좀 쉬다 갈까, 이것도 저것도 다 때려치우고 바라나시로 갈까, 뭄바이에 도착하고나서도 나는 어디로 가야할지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그라다. 세번쨰다. 처음 입장료가 비싼 것에 광분하며, 들어가지 않았던 타지마할을, 결국 들어가보고 싶어서 다시 왔었고, 이번에는 한국에서 온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온 거다. 뭄바이에서 하룻밤도 안자고, 낮동안 영화만 한편 본 후 곧장 야간기차를 타버렸다. 인도영화를 오랜만에 보면서 생각한 건, 변한건 영화관 요금 뿐이구나 하는 거였다. 어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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