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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산크리스토발 탈출 무장게릴라 운동의 자치지구이니만큼 가고 싶다고 아무나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선 주 정부의 사무소가 있는 마을에 가서 이것저것 기록을 하고 가고 싶은 마을을 적은 후 퍼미션을 신청해야한다. 눈만 내 놓은채 검은색 모자로 온 얼굴을 다 가린 사무실 직원들과 면담을 하고 퍼미션을 받은 후 자치지구의 한 마을까지 가자면, 꼬박 하루는 걸리는 거다. 나야 스페인어를 못하니, 같이 간 친구가 통역이고 신청이고 다 했다. 이 친구는 5년 전에 산크리스토발에서 1년 넘게 살면서 몇 번이나 다녀왔었고, 바로 그 지난 주에도 다른 사람이랑 함께 다녀왔었거든. 그래서 우리 오빠가 사진을 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사파티스타에 대해서 거의 알려진 바가 없고 지원단체도 없으니, 오빠가 사진을 찍어 한국에 알리면 사람들이 사파.. 더보기
산페드로 산페드로에 왔다. 과테말라에서 가장 큰 호수 아티틀란호변의 마을이다. 혼자라 좀 외롭지만.. 일부러 찾아온 외로움이니 불평할 생각은 없다. 멕시코를 드디어 떠나 여기로 오는 길에 잠시 들렀던 쉘라에서 사람들이 여기서 공부하지 왜 산페드로까지 가느냐길래 여기 있으면 또 맨날 일본어만 할거 아니냐고 대답했다. 그래... 스페인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자신을 몰아넣고 싶었던 거다. 학비가 생각보다 비싸 한참 망설이고 있던 때 나를 벌떡 일어나 곧장 등록하러 가게 해 준 것은 그래 아프리카에선 1박2일 야생 같지도 않은 야생동물사파리에 250불이나 되는 돈도 때려 넣었는데 뭘... 하는 생각이었다. 그것보다는 절대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때와 지금의 주머니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일본 .. 더보기
떠난다 늘 길 위에서 늘 떠나는 생활을 해 왔지만 이렇게 오랜만에 움직이게 되면 적응되지 않는다. 배가 아프다는 이유로 아직은 기분이 절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비가 내린다는 이유로 미루고 미룬 것이 두 달이 다 되어 간다. 오늘은 배도 안아프고 이제 떠나야겠다는 마음도 많이 들었고 날씨는 쾌청. 좀 있으면 또 내릴지 모르지만... 이제 떠나야겠다. 남들 다 가는 편한 길 버리고 일부러 멀고 힘든길 돌아돌아 간다. 길 위에는 또 무엇이 날 기다릴지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나는 또 길 위에 선다. 멕시코를 떠나 과테말라로. 더보기
멕시코시티 4월 14일에 일본에서 친구가 오기로 되었다. 앞으로 당분간은 같이 여행할 친구다. 굳이 멕시코시티까지 가지 않고 과테말라로 넘어가는 중간 도시 쯤에서 만나도 되었지만, 시티는 봐두고 싶었기 때문에 내가 시티까지 가기로 했다. 문제는 가는 방법. 비행기보다 버스가 더 비싼 나라가 세상에 몇이나 될까. 멕시코가 그 중 하나다. 물론 전 구간이 그런 건 아니지만 칸쿤-시티 구간은 버스가 100달러가 넘어가는 반면 비행기는 저가항공이 많이 뜨고 있어 100불 안쪽에서 탈 수 있는 거다. 칸쿤까지 오면서 질리도록 비행기를 탄 상태라 당분간은 비행기를 타고 싶지 않았지만, 비행기보다 더 비싼 버스를 타고 24시간을 간다는 것이 왠지 바보스러워 한번만 더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여기서 또 하나의 난관이 생겼다.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