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이동, 코스타리카로.
작은 시골마을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또다시 멀고 긴 이동이 될 터였다. 지저분한 옷을 그대로 입었다. 이동을 계속하는 동안에 청바지를 빨 필요도, 빨 수도 없는 거였다. 특히나 지금 같은 우기엔, 빨아도 절대로 마르지 않을게 분명하니까. 지도상에선 아주 가까워보이던 국경도시, 산카를로스까지의 길이 일곱시간이나 걸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내가 묵었던 마을을 떠나자마자 길은 곧바로 비포장으로 바뀌었고, 우기의 비포장 도로는 곳곳이 파이고 물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게다가 지도도 잘못돼 있었다. 여행자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이다보니, 대충 그려놓은 거였다. 버스는 처음 예상보다는 일찍, 여섯시간만에 산카를로스에 도착했지만, 문제는 배였다. 넓은 강을 국경으로 하고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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