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치기 강좌
둘째날도 역시 산책 말고는 할 게 없었다. 느즈막히 일어나 세수하고 설렁설렁 걸어가는데, 여자아이가 말을 걸어왔다. 헤나에 관심 있으면 자기 집에 놀러가자고. 좀 의심스럽기는 했지만, 따라가 보기로 했다. 일반 가정집이었다. 가게에서 돈 받는 삐끼는 아닌 모양이라 조금 안심했다. 들어가자마자, 온 가족이 달려나와 우리를 의자에 앉히고, 헤나의 문양이 그려진 책을 보여 주고, 반갑게, 지나치게 반갑게 맞는 것이 석연찮긴 했지만 파키스탄이나, 다른 나라에서 보던 그 친절을 내가 너무 순순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일단,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모든 것은 나갈때 해결하면 되는 거니까. 양쪽 손에 다 헤나로 그림을 그리고, 그러면서 이야기도 하고, 쥬스도 얻어마시고 그러고는 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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