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모로코
7년만에 다시 모로코에 갔다. 이번에는 패키지 그룹을 따라서 갔다. 전용차로 달리니 교통이 불편해서 가지 못했던 곳들도 다 가고, 때되면 밥도 주고, 설명도 다 해주고, 좋긴 좋더라. 가끔은 패키지도 좋다. 여긴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 있는 모하메드5세의 묘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그 내부는 우리가 갔을 땐, 개방하지 않아 보지 못했다. 저기 허물어진 벽 뒤로 보이는 반듯한 탑은 라바트의 상징인 하산 탑이다. 12세기말에 공사가 중단되고,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는 거란다. 사진을 왜 이따위로 찍었을까. 메카, 메디나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모스크, 카사블랑카 하산2세의 모스크. 25,000명이 동시에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규모란다. 바다를 메꿔 부지를 넓히고, 첨탑은 200미터로 세계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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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모로코, 마지막 기억
페스의 구시가는 역시, 좁은 골목으로 기억된다. 시리아의 다마스커스 구시가,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산동네, 인도의 바라나시, 예멘의 사나아 올드시티. 난 그런 곳들이 그립다. 그러고보니, 이 중 세나라가 여행금지국가가 되었군. 슬픈 일이다. 여인들의 옷을 파는 상점. 천사처럼 날개를 펼치고 공중에 둥둥 떠 다니는 저 마네킨들. 망가진 카메라 때문에 더 괴기스럽다. 구시가지 성벽 밖에는 장이 열린다. 게으른 내가 새벽부터 성벽밖으로 나가 사진을 찍었을 리는 없고, 해질 무렵인 듯하다. 뜨거운 낮을 피해 저녁에 장이 서는 거다. 와글와글 사람들이 모여있고, 물건들이 잔뜩 쌓여있거나, 고르게 나열되어 있고, 내 물건 사라고 목청껏 소리 지르고. 그런 풍경을 접하고 있으면 나는 괜히 눈물이 난다. 페스의 구시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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