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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갈리

적도를 통과하다 캄팔라에 내려, 책에 나와 있는 숙소 찾아 걷기 시작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무시하고 걸을만한 수준의 비가 아니었다. 소나기인 듯하여, 처마 밑에서 잠시 기다려 봤다. 도무지 그칠 기세가 아니었다.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 들고, 바지를 걷어 올리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빗속을 걷기를 10분여, 드디어 우리는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비 때문에 다른 곳에 가 보고 어쩌고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기에, 그냥 도미토리로 들어갔는데, 제대로 고른 듯, 일본어 정보노트까지 있는, 외국인들이 많이 가는 숙소인 모양이었다. 탄자니아, 우간다, 케냐, 이 세 나라가 아니면 ATM을 쓸 수가 없다는 정보를 듣고 있어서, 카드 밖에 안들고온 상민이가 돈을 뽑기로 했지만, 빗속을 30분이나 헤매고 줄 서서 기다리다.. 더보기
우간다로 그 다음 그날의 일과는 우간다행 버스표를 사는 것과, 내 슬리퍼를 사는 것이 다였다. 잔지바르에서, 4년간 함께한 슬리퍼를 보내고, 이제껏 운동화만 신고 다녔거든. 슬리퍼는 좋은거, 비싼거로 신어야 한다는 상민이 주장에 따라, 최고의 슬리퍼 메이커 '바타'에 가서 거금 6,000원 주고 새 슬리퍼를 샀다. 역시 바타가 좋아. 지난번 슬리퍼도 바타였는데. 4년이나 버틴거 보면 정말 질겨. 그리고, 비가 내렸다. 아프리카라는 땅은 그냥 덥기만 한 땅인줄 알았더니, 그렇지도 않다. 비가 내리는 동안, 온통 인도 사람에, 인도 음식인 카페테리아에 들어가서 잠시 비를 피하고는 다시 숙소까지 갔다. 아직은 날도 밝고, 뭘 할까. 인터넷이나 해 볼까, 하고 가게에 들어가서 앉았는데, 왠걸 한글이 된다. 앉은 채로 그.. 더보기
키갈리의 중국병원 계속해서 설사하는 상민이의 짜증도 계속되고 있었다. 몸이 안좋으니 뭔들 즐겁겠는가마는. 하루 종일 밖에 나가려고도 하지 않고, 병원에도 가려하지 않고, 볼 것도 없는 나라를 빨리 뜨자고만 재촉하고 있었다. 나는 아직 아무 것도 보지 못한 르완다에 조금은 미련이 남긴 했지만, 그냥 뜨기로 하고, 그 대신 병원에는 가기로 했다. 첫날 숙소를 찾던 중에 중국의원에 눈에 띄었었거든. 아프리카의 병원들이 못미덥긴 하지만, 그래도 중국병원은 좀 낫겠지 싶었다. 갔더니, 마침 의사가 로비에 앉아 있더라. 상민이 놈 그래도 중국 여행 1년했다고, '설사'라는 중국 단어를 기억하고 있더군. 그랬더니 놀랍게도 그 의사는 한국말로 '배아파요?'라고 하는거다. 깜짝 놀랐지. 한국 친구들 많다며, 한국말을 조금씩 하는 의사한테.. 더보기
르완다로 우리가 일어나야 하는 시각 한시간 전에 우리는 깼다. 누군가 삼십분이 넘도록 힘차게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알고보니, 우리 숙소의 우리가 자는 방들의 대문은 밤에 잠겨 버렸다. 밤에는 잠궈 뒀다가, 새벽에 다시 열쇠로 열어 주는 거였다. 한마디로 밤에 우리는 갇혀있는 거란 말이지. 불이라도 나면, 도망도 못가고 당한다는 이야기지. 아무튼, 무슨 볼일이 있었는지, 여자 한 명이 계속해서 철대문을 두드리는 통에 깼지만, 만약 그 여자가 아니었으면, 한 시간 후에 우리가 그러고 있어야 했을거란 생각이 들더군. 그렇게 2박 3일의 부룬디를 뒤로 하고 이번에는 르완다로 넘어 갔다. 워낙에 작은 나라들이라, 수도에서 국경 넘어 수도로 가는데 여섯 시간 밖에 안 걸린다. 세상에는 우리나라보다 더 작은 나라들이 훨씬.. 더보기
르완다 르완다 2007년 9월 호텔르완다 라는 영화가 아니었으면 세계에서 거의 주목 받지 못했을 나라. 최근까지 내전을 겪어서일까, 산 속이라 늘 구름이 끼어 있어서일까, 도시는 조금 어두운 듯한 느낌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야생고릴라가 살고 있는 곳이란다. 국경비자 취득 가능하나(60불) 대사관에서 미리 받으면 고릴라 홀로그램이 붙어 있어 귀엽다. 나이로비의 르완다 대사관에서 하루만에 취득 가능. 국경에서 받으면 입국스탬프만 찍어준다. 탄자니아와 –1 시간의 시차가 있다. 1달러=550프랑 1유로=730프랑 르완다의 물가는 비싼 편. 기름 1리터 620 물 1.5L 600 우유 500ml 300 toilet paper 200, 커피 한잔 500 식당에서 주스 800. 키갈리 isimbi hotel 트리플 33..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