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내 생애 첫 사막은 몽고의 고비사막이었다. 몽고인 친구를 따라 친구의 친척집이 있던 사막 속의 마을로 갔을 때 사막이란걸 처음 접했고, 놀라운 경험이 되었다. 그 후로, 인도, 이집트, 요르단, 아프리카 등 많은 지역에서 다양한 사막들을 다녀왔고, 내 생애 마지막 남은 사막은 사하라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드디어, 사하라에 발을 디뎠다. 사하라에서 열흘씩, 보름씩, 깊은 곳까지 탐험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고, 마라케시에서 다녀오는 사막투어면 충분했다.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나는 충분히 만끽한 사하라였다. 해가 거의 다 기울었을 때, 우리는 숙소에 도착했고, 숙소 뒤의 언덕으로 올라가 사막의 일몰을 감상했다. 언덕 아래의 천막, 바람을 막아주는 언덕이 있어 춥지 않게 밤을 보낼 수 있었..
더보기
모로코, 마라케쉬, 사하라로 가는 길목
이번 여행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그리고 모로코까지 3개국을 둘러보는 30일 일정이었다. 말라가에서 비행기를 타고, 카사블랑카를 경유, 마라케시로 날아왔다. 저녁에 도착해서 다음날 아침에는 사하라로 가는 2박3일 투어에 참가해야했지만, 마라케시의 명물, 자마 엘 프나 광장의 야시장은 놓칠 수 없었다. 끝없이 넓은 광장에 수없이 많은 포장마차가 줄을 잇고, 케밥이나 스프 튀김 같은 식사거리부터, 모로코의 명물 민트 잎과 설탕을 잔뜩 넣은 모로코식 홍차와 과일쥬스나 달달한 디저트를 파는 포장마차까지. 아, 그리고 프랑스 식민지의 영향인지, 모로코에서도 즐겨먹는 삶은 달팽이요리. 술안주는 잔뜩 파는데, 술 파는 곳은 없다는 게 흠이라면 흠. 끝없이 넓은 광장에 수없이 많은 포장마차가 줄을 잇고, 케밥이나 스프 ..
더보기
다시 모로코
7년만에 다시 모로코에 갔다. 이번에는 패키지 그룹을 따라서 갔다. 전용차로 달리니 교통이 불편해서 가지 못했던 곳들도 다 가고, 때되면 밥도 주고, 설명도 다 해주고, 좋긴 좋더라. 가끔은 패키지도 좋다. 여긴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 있는 모하메드5세의 묘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그 내부는 우리가 갔을 땐, 개방하지 않아 보지 못했다. 저기 허물어진 벽 뒤로 보이는 반듯한 탑은 라바트의 상징인 하산 탑이다. 12세기말에 공사가 중단되고,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는 거란다. 사진을 왜 이따위로 찍었을까. 메카, 메디나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모스크, 카사블랑카 하산2세의 모스크. 25,000명이 동시에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규모란다. 바다를 메꿔 부지를 넓히고, 첨탑은 200미터로 세계 최..
더보기
첫 모로코, 마지막 기억
페스의 구시가는 역시, 좁은 골목으로 기억된다. 시리아의 다마스커스 구시가,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산동네, 인도의 바라나시, 예멘의 사나아 올드시티. 난 그런 곳들이 그립다. 그러고보니, 이 중 세나라가 여행금지국가가 되었군. 슬픈 일이다. 여인들의 옷을 파는 상점. 천사처럼 날개를 펼치고 공중에 둥둥 떠 다니는 저 마네킨들. 망가진 카메라 때문에 더 괴기스럽다. 구시가지 성벽 밖에는 장이 열린다. 게으른 내가 새벽부터 성벽밖으로 나가 사진을 찍었을 리는 없고, 해질 무렵인 듯하다. 뜨거운 낮을 피해 저녁에 장이 서는 거다. 와글와글 사람들이 모여있고, 물건들이 잔뜩 쌓여있거나, 고르게 나열되어 있고, 내 물건 사라고 목청껏 소리 지르고. 그런 풍경을 접하고 있으면 나는 괜히 눈물이 난다. 페스의 구시가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