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들
산타마르타를 떠나 베네수엘라로 향하던 아침이다. 나랑 같이 떠나기 위해 배낭을 메고 모자도 쓴 두 사람은 지금도 나랑 같이 여행중인 부부여행자다. 둘이 나란히 직장을 그만 두고 1년간의 여행을 계획했다는, 참 간 크고 용기있는 짓을 저지른 두 사람. 메데진에서 처음 만나,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카르타헤나로, 베네수엘라로, 그리고 이곳, 트리니다드 토바고까지도 같이 왔다. 요즘 세상에 참 보기 드물게 착하고, 신용있는 사람들이다. 택시 앞에 붙어 서서 흥정을 하고 있는 건 메데진에서 처음 만나고, 카르타헤나 산타마르타까지 함께 한 일본사람 나오야다. 내가 이제껏 만난 어떤 일본사람들보다 가격흥정을 잘했던 흥정의 달인, 나보다도 한 수 위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겁고 유쾌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어, 내 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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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마지막 밤, 산타 마르타
카르타헤나에서는 더 이상 머무를 이유가 없었다. 더 오래 있어봐야, 아무 것도 하는 일 없이, 시간만 흘러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머무르는 것 보다는, 하루라도 더 빨리 베네수엘라로 국경을 넘는 편이 나았다. 그리고 우리는 다음 주 수요일에 출발하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행 배를 타야하는 거였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나와 동행하게 된 젊은 부부는 물론, 내게도 계획에 없던 루트였다. 하지만 최근에서야 국가 이름을 외우게 된 이 나라에 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부터 나는, 가보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물가가 비싸다는 정보 외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는 나라. 여길 혼자서 간다는 건 엄두가 나지 않아, 나는 이 두 사람을 열심히 설득했다. 가자, 가자, 이런 나라 언제 갈 기회가 있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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