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데이다의 시장 구경
3년 전, 다합에서 즐기던 홍해를, 그 건너편인 예멘에 와서 봤다. 그땐 홍해로 떠오르던 해를 봤는데, 이번엔 반대로 해가 지는 홍해를 봤지 사실 홍해의 석양은 별거 없더군. 붉은 기운이라고는 전혀 없는 석양을 호데이다에서, 기대에 차서 보다가, 해가 아니라 달 같군, 하는 생각을 했다. 호데이다는 더웠다. 수도인 사나아는 해발고도 2300미터에 위치한데다 건조하기까지 해서, 한낮의 태양아래만 아니면 서늘했는데, 호데이다는 바로 바닷가니 습하기까지 해서, 2월이라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더웠지만, 그래도 겨울이라, 저녁이면 선선해져서 바닷가의 노천까페(라고는 하지만 의자만 몇 개 놓여있을 뿐이다)에서 시샤를 피고 놀기 좋더군. 바닷가에 위치한 큰 도시니만큼 사람들도 복작복작하니 많더군. 사람들 사는 모습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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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민치에서의 또하루
] 그 친절한 일본인은, 다른 마을을 한군데 들렀다 왔기 때문에 우리보다 하루가 늦은 거였다. 그리고 변명하듯, 같은 호텔에 묵게 된 것은 우연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은 셋이서 함께, 친절한 일본인이 찾아놓은 생선가게에서 인제라와 함께 생선을 먹었다. 아르바민치가 맘에 든 나는 하루 더 묵기로 했다. 다음날은, 푸욱, 오래 자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이미 몸에 익어버려 일곱시가 채 안되어 눈이 떠져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그 활기찬 아르바민치의 아침을 구경할겸, 아침 식사를 할겸, 또다시 아침산책을 나섰다. 어제 무리 했으니, 오늘은 조금만, 하며 동네를 한바퀴 돌아 구경하는데, 한 여자가 나를 따라 왔다. 10년전 자기가 아직 어렸을 때, 한국으로 일하러 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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