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카스 통과
처음 말해 온 금액보다는 싸게 해결하긴 했지만, 부당한 돈을 뜯긴 우리는 화가 났다. 나쁜 새끼, 개새끼, 온갖 욕을 퍼부으며 얼른 돌아와 우리를 한참이나 기다려 준 택시에 사과하고 올라타면서도 흥분은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그 놈이 우리에게 돈을 뜯어내기로 작정한 이상, 일개 여행자인 우리는 국가공무원인 그 놈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므로, 협상만이 살 길이었다. 그 놈도 한번 돈을 요구해 온 이상, 한푼도 받지 않고 물러설 리는 없었고, 그렇다고 달라는대로 다 줄 수도 없는 거였다. 싸게 해결한 거라고, 최선의 방법으로 통과해 온 거라고 스스로 위로를 했지만, 그래도 화가 나긴 마찬가지였다. 마라카이보까지 가는 두 시간 동안, 숱한 검문소를 통과했고, 그 때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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