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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낙타고기, 악몽같던 첫외식 하루종일 이동해 왔으니 뭐라도 좀 먹어야했다. 가격이 전부 달러로 표기되어 있어 꽤 비싼 느낌이 들긴 했지만, 이미 어두웠으므로 그냥 호텔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밥을 먹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환전부터 해야 했다. 어디서 환전을 하면 되는가를 물어보니, 친절하게도 같이 가준다. 멀지도 않은 호텔 입구 앞에 많은 환전상들이 창살친 상자에 돈을 가득 쌓아 놓고, 앉아 있었다. 남은 에티오피아 브르를 50달러 조금 넘게 환전을 했더니 돈다발을 일곱뭉치나 준다. 전부 500실링짜리. 그래서 큰 돈으로 달라고 했더니 그게 제일 큰 돈이란다. 1달러가 6,000실링인데, 50불이 넘으니 3만실링이 넘었고, 그게 전부 500짜리니 600장이 넘는거지. 그 돈다발을 들고 밥 먹기는 좀 그렇다 싶어 우선 방으로 들어와 사진.. 더보기
최악의 날, 끝나다. 호텔주인은 좀 비싼 방을 팔아보려고 우리를 이리저리 끌고 다녔지만, 우리는 딱 잘라 말했지. 제일 싼 방. 카파도키아의 동굴방을 연상시키는 흙벽으로 된 방이었다. 방에 습기가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하며 우선은 옷을 갈아 입었다. 제발 침낭만은 젖지 않았기를 하고 바라며 하나씩, 가방 안의 물건들을 꺼냈는데, 제일 밑바닥에 들어있던 침낭만 조금 젖고 다른 것들은 비닐을 씌워 두어서인지 젖지 않고 남아 있었다. 속옷까지 홀라당 다 벗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나니, 에티오피아의 이제껏 지나온 다른 지역과 비교하니 거기는 더운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마른 옷을 입고, 마른 천을 목에 두르고는 밥을 먹으러 갔다. 오늘 같은 날, 절대로 인제라는 먹지 않을거야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인제라는 에티오피아 모든 .. 더보기
에티오피아 국경으로 가는 길 그렇게 나이로비에서 상민이를 보내고, 이 친구도 보내고, 드디어 나도 떠나 왔다. 운 좋게도 에티오피아로 간다는 일본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당연히 이 친구랑 같이 말라위로 가는 줄 알고, 나한테는 어디로 가는지 묻지도 않더니, 이 친구한테서 내가 북쪽으로 간다는 말을 듣고 와서는 자기도 간다더군. 피차 고되고 긴 이동이니 같이 가면 서로 편하겠지. 우선은 표를 사러 갔다. 호텔 직원한테 물어서 마타투 타고 찾아가서 내리니, 어떤 할아버지가 우리를 도와주겠다며 따라오는거다. 케냐에도 의외로 친절한 사람들이 많거든. 전에도 몇번이나 먼 길을 데려다 준 사람들을 만나, 이번에도 그런줄 알았지. 이 할아버지는 자기도 잘 모르는 길을 물어물어 찾아갔다. 하지만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우리가 가려는 곳으.. 더보기
2박 3일, Zambia 걸어서 걸어서, 국경을 넘고, 잠비아 측에서 비자를 받고, 국경을 나가려는데, 택시 기사가 끈질기게 따라 붙는다. 나가면 버스가 없다는 둥 하면서. 그 바람에 첨부터 좀 정이 떨어지긴 했다. 국경 도시인 리빙스톤으로 가는 미니버스를 다려는데 우리에게는 잠비아 돈이 있을 리가 없다. 0.5달러 정도인 듯해서 그만큼을 짐달러로 주려고 했더니, 좀 석연찮은 눈치라, 둘이 합해서 250,000zd를 주기로 흥정하고 버스 맨 뒷자리에 탔다. 그게 우리한테 남은 짐달러의 전부였거든. 버스가 출발하고 차비를 걷길래, 앞의 아줌마한테 250,000zd를 건넸더니, 둘이 200,000zd라며 50,000은 돌려 준다. 버스 차장은 250,000zd를 요구했다. 그러자 아줌마들이 일제히 야유를 퍼붓는다. 우리한테 돈을 돌.. 더보기
Victoria Falls 해뜨는 빅토리아 폭포를 보러 가자는 스페인 친구들의 제안에, 5시에 일어나 같이 가보기로 했지만, 다음날 우리는 일어나지 못했다. 일어나서는 못가겠다 그러고, 다시 잤다. 9시가 넘어서 일어나서는 어슬렁어슬렁 아침을 먹고(호텔 식사는 원래 우리에게는 공짜가 아닌 듯했지만, 그냥 먹어버렸다) 빅토리아 폭포, 아프리카 여행 중 첫 입장지로 갔다. 현지인 입장료는 250,000zd(1.2달러) 하지만 우리는 20달러를 내야했다. 이거 보려고 그 먼 길 꼬박 이틀을 달려 왔는데, 안들어갈 수도 없고. 유명한 만큼 별 볼 건 없을 거란 걸 알았지만, 들어가지 않으면 더 후회할 거라는 것도 알았기에, 거금을 내고 들어갔다. 사실 상민이나 나나, 하도 많이 보고 돌아다녀서 어지간한 것엔 감동하지 않는다. 아프리카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