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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케냐로 우간다에서 케냐로 오는 길은 짜증스러웠다. 좀 더 편하게 오려고, 좀 더 비싼 표를 끊었는데, 자리도 별로 편하지 않았고, 통로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에 이리저리 치이고, 밤새 짜증을 내며 오는데, 급기야는 나이로비 도착 두 시간 전에 버스가 서버린 거다. 추운 버스 안에서 기다리다가 털털거리는 고물버스로 옮겨 타고 날이 밝아서야 나이로비에 도착했다. 남아공에서 모잠비크의 마푸토로 갈 때 이후로 처음 탄 밤버스였다. 그만큼의 거리가 된다는 말일테고, 그만큼 치안도 안정적이라는 말이겠지. 꼬질꼬질한 몰골로 버스에서 내려, 일단 담배 한대씩 피워 물었더니, 사람들이 좋지 않은 눈으로 쳐다본다. 놀랍게도 나이로비는 금연의 도시인 것이다. 길거리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식당에서도 금연이고, 정해진 장소에서만 허락이 .. 더보기
캄팔라의 한국식당 '아리랑' 결국 우간다에서도 카지노에 매일 밤 다닌거랑, 한국식당에서 밥 먹은거 말고는, 아무 한 일 없이 사흘을 보냈다. 캄팔라에서 아프리카에 온 후 처음으로 한식을 먹었다. 말라위에서도 한 번 가긴 했지만, 그건 절대 한식이라고 인정할 수 없지. 캄팔라의 한식당 '아리랑'은 조선족이 하는 식당이었다. 현지 물가에 비교하면야 아주 비싼 편이었지만, 고급스런 분위기에, 그만하면 충분히 맛있다고 할 수 있는 음식들이었다. 솥뚜껑에다가 지글지글 삼겹살을 구워 주는데,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우리 돈으로 치면 3만원이 채 못되는 돈으로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 배부르게 실컷 먹고, 보리차도 마시고, 한국 뉴스도 보고, 세시간이나 앉아서 놀다가 왔다. 아프가니스탄의 소식을 자세하게 듣고 싶었지만, 이미 한국에서는 잊혀진 일인.. 더보기
적도를 통과하다 캄팔라에 내려, 책에 나와 있는 숙소 찾아 걷기 시작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무시하고 걸을만한 수준의 비가 아니었다. 소나기인 듯하여, 처마 밑에서 잠시 기다려 봤다. 도무지 그칠 기세가 아니었다.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 들고, 바지를 걷어 올리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빗속을 걷기를 10분여, 드디어 우리는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비 때문에 다른 곳에 가 보고 어쩌고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기에, 그냥 도미토리로 들어갔는데, 제대로 고른 듯, 일본어 정보노트까지 있는, 외국인들이 많이 가는 숙소인 모양이었다. 탄자니아, 우간다, 케냐, 이 세 나라가 아니면 ATM을 쓸 수가 없다는 정보를 듣고 있어서, 카드 밖에 안들고온 상민이가 돈을 뽑기로 했지만, 빗속을 30분이나 헤매고 줄 서서 기다리다.. 더보기
우간다로 그 다음 그날의 일과는 우간다행 버스표를 사는 것과, 내 슬리퍼를 사는 것이 다였다. 잔지바르에서, 4년간 함께한 슬리퍼를 보내고, 이제껏 운동화만 신고 다녔거든. 슬리퍼는 좋은거, 비싼거로 신어야 한다는 상민이 주장에 따라, 최고의 슬리퍼 메이커 '바타'에 가서 거금 6,000원 주고 새 슬리퍼를 샀다. 역시 바타가 좋아. 지난번 슬리퍼도 바타였는데. 4년이나 버틴거 보면 정말 질겨. 그리고, 비가 내렸다. 아프리카라는 땅은 그냥 덥기만 한 땅인줄 알았더니, 그렇지도 않다. 비가 내리는 동안, 온통 인도 사람에, 인도 음식인 카페테리아에 들어가서 잠시 비를 피하고는 다시 숙소까지 갔다. 아직은 날도 밝고, 뭘 할까. 인터넷이나 해 볼까, 하고 가게에 들어가서 앉았는데, 왠걸 한글이 된다. 앉은 채로 그.. 더보기
하라레에서 in Zimbabwe 처음으로 인터넷을 시도했다. 아니구나, 시도는 모잠비크의 빌랑쿨로에서도 했었구나. 속도는 괜찮다길래 시도해보려고 했지만 실패했었고. 짐바브웨는 물가는 모잠비크보다 싸지만,(사실 모잠비크도 비싼게 아니라, 외국인에게만 뭐든 비싼 거였다) 모잠비크보다 모든 면에서 훨씬 발달된 듯 보인다. 고층 건물도 많고, 길도 잘 닦여 있고, 거리에 인터넷 샵도 많길래, 게다가 싸길래, 들어가서 시도했지. 겉보기엔 꽤 깔끔해 보이는 가게였지만, 거기서 쓰고 있는 컴퓨터들은 낡았더군. 게다가 그 속도라니. 한글은 뜨지만 도무지 페이지가 열리지 않아, 두 시간 동안 메일 확인도 다 못하고 왔다. 마우스로 클릭 한 번 하고, 5분 10분 기다리면, 에러나고, 다시 하면, 운 좋으면 열리고, 운 나쁘면 아예 꺼져버리고. 여행 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