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징카의 장터로
일어나서는 아직 마르지 않은 옷가지를 바깥 빨래줄에 널고, 찔찔 나오는 물에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는, 친절한 일본인과 함께, 길 건너편으로 차를 마시러 갔다. 여덟시에서 아홉시 사이에 올거라는 버스가, 더 빨리 올 리는 없다고 확신하면서, 여유있게 차 마시고 동네구경하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버스가 왔다는 거다. 허겁지겁 화장실도 다녀오고, 마른 옷은 가방에, 덜 마른 옷은 비닐에 대충 쑤셔 담고 부리나케 버스로 달려 갔다. 다행히 버스는 아침식사를 하는 듯, 제법 오래 머물렀다. 자리를 확보하고, 장거리를 갈 마음의 준비를 했다. 드디어 버스는 움직여 출발했고, 콘소에서 징카까지의 길은 험했다. 우기를 보낸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서인지 군데군데 길은 끊어져, 버스는 사륜구동 지프인양 냇물을 건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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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시족을 만나러 징카로
에티오피아. 역시 이 나라는 소문대로다. 힘든 나라다. 나는 왜 이렇게 이 렇게 이 나라에서 겉돌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루 빨리, 아디스 아바바에 가고 싶은 생각 뿐이다. 그 유명한 마을의 그 유명한 부족들을 봤지만, 전혀 아무런 감흥도 없고, 유명한 만큼, 성가신 사람들만 많아진 이 마을에 정말이지 정이 안간다. 그 고생을 하면서까지, 올 가치가 과연 있는 것인가, 의문스럽다. 고생길, 이제까지의 고생을 한번에 비웃을 수 있는 고생길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우습기만 할 뿐이지만. 아디스 아바바는 에티오피아의 한 중간에 있기 때문에, 아디스까지 가기 전에 남쪽에 있는 곳들엔 들렀다 가고 싶었다. 이 나라는 산도 많은 데다가, 버스도 완전 고물이라 고장도 잦고, 시간도 엄청 많이 걸리기 때문에 지도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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