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샨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날들
두샨베 17 일째가되었다. 아는 아직도 여길 떠나지 못하고, 같은 호텔에서, 여전히 투덜거리며, 오늘인지 내일인지 구분 안가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 제대를 며칠 안남겨둔 말년 병사처럼, 출소일을 기다리는 수인들처럼. 하루하루가 가는 것을 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 투르크멘 비자 신청 열흘째는 토요일이었다. 월요일까지 기다리기는 너무 힘드니까 하루 일찍 금요일에 받을 수 없을까하고 물어봤더니, 영사가 자기 번호를 주며, 일단 전화를 해보라고 했었다. 수험생들의 합격자 발표 전화처럼 떨리는 기분으로 전화를 했더니, 이게 왠일. 월요일도 아니고, 수요일에 오라는 거다. 뭐가 나빴는지, 영사는 화를 내고 있었다. 월요일에 한번 더 확인 전화를 해볼까 하다가, 관뒀다. 또 화를 내고, 다음주 월요일!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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