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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강

드디어 아마존을 향해 이키토스에서 하루를 보내고, 아마존으로 향했다. 여행사에서 버스를 타고 선착장으로 이동, 배를 타고 원주민들의 마을을 구경하러 갔다. 우리를 선착장까지 태워다 준 버스는 이렇게 지붕만 있고 창문은 없는 버스였다. 날은 더웠지만, 버스가 달리면 바람이 들어와 견딜만했다. 그런데 어째 우리 팀은, 외국인은 거의 없고 죄다 페루 현지인들이었다. 선착장 근처에 있던 시장이다. 시장에 내려 시장을 구경하며 선착장까지 걸었다. 아마존의 원주민들이 즐겨먹는 음식들이 있었다. 이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혐오음식, 애벌레 요리다. 그나마 꿈틀꿈틀 살아움직이는게 아니라 익힌 거라는게 어딘가. 아마존산 악어요리. 아마존의 마을에서는 악어요리를 심심찮게 만나게 되고, 어렵지 않게 시식의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이건 거북이.. 더보기
망고 가로수의 마을, 벨렝 배를 타고 아마존강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한지 5일째 되는 날 아침, 배는 드디어 벨렝 항구에 도착했다. 어지럽게 걸려있던 해먹들이 싹 걷히고, 이제까지 널려있던 짐들을 정리하는 사람들처럼 우리도 일어나 가방을 챙기고 해먹을 걷었다. 이제 또 언제 쓰게 될지 모르지만, 다시 쓸 일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지만, 5일간 함께 한 해먹이었다. 배 안에서 배탈로 고생했던 나는 배가 도착할 즈음엔 거의 나아 있었지만, 나 대신 현경씨가 배탈 설사를 이어 받았다. 바퀴벌레가 기어다니는 지저분한 바닥에, 퀴퀴한 냄새가 나는 샤워, 아마존의 강물을 그대로 끌어올린 듯한 탁한 물을 사용해야만 했던 환경에, 병이 안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인지도 모른다. 항구에 두 사람은 놓아두고 나 혼자서 버스표를 알아보러 갔다. 가능.. 더보기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다 널찍하게 해먹을 걸어 놓고, 창규씨만 남겨놓고 현경씨와 둘이서 관광을 나섰다. 부두의 정식 출입구를 통해서 밖으로 나가려고 보니,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우리가 가진 것과는 다른 표를 보여주고 들어온다. 항구 이용요금 같은 건가보다 하고, 그래도 두 번 내기는 싫으니, 한번 나갔을 때에 필요한 것들은 최대한 사두자 싶어, 고무 경기가 좋을 때 건설 되었다는 호화로운 마나우스의 극장만 건성으로 구경하고 대형 수퍼마켓에 가서 힘 닿는데까지 물건을 샀다. 빵과 쨈과 콘플레이크와 우유 네 통, 2리터짜리 콜라와 환타, 럼 1리터짜리 한 병과 가루 쥬스, 5미터짜리 전기 연결선 등 필요한 것들 중 과자와 야채와 라면만 빼놓고는 다 사서는 둘이서 낑낑거리며 다시 항구로 돌아갔다. 5일간은 쓰지 못할 인터넷을 잠시 쓰는.. 더보기
아마존, 배 위에서의 5박6일 아마존강 위를 달리는 배 위에서 네 밤을 잤다. 이제 오늘 하룻밤만 더 자면 내일 아침엔 목적지인 벨렘에 도착한다. 4박5일짜리 배지만, 배가 출발하기 하루 전부터 와서 잤기 때문에, 우리에겐 5박6일이 되었다. 그닥 넓다고 생각지도 않았던 공간에 300여개의 해먹이 걸리고 아이들 뛰어 다니는 소리, 아저씨들 코고는 소리, 귀뚜라미 소리와 더불어 자는 생활을 4일이나 해 온거다. 쉽게 말하면, 300인실 도미토리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잠을 거의 못잤다. 책을 읽기엔 좀 어둡고, 잠을 자기엔 좀 밝은 정도의 불이 늘 켜져 있기도 하고, 항상 누군가가 만들어 내는 소음 때문에, 그리고 촘촘히 붙어있다시피한 해먹의 사람들이 움직이면 도미노현상으로 나도 같이 움직이게 되니까. 내가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환.. 더보기
살떨리는 물가의 나라, 브라질 브라질의 첫인상은 좋았다.국경에서 가까운 마을, 보아 비스타에 도착하기까진, 물가도 그닥 비싸다고 느끼지 못했고, 모두가 웃음띤 얼굴로 친절하다. 보아 비스타는 베네수엘라로 넘어가는 국경마을이기도 하지만, 내 원래 계획이었던 기아나 3국 중 첫 번째 나라 가이아나로 넘어가는 국경마을이기도 하다. 원래는 그 쪽으로 가려 했던건데, 이젠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돈이 없어서.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못가고 만다면 너무나도 억울하니까, 언젠가는 기어이 가고 말리라, 다짐을 하며 위로한다. 메데진에서 만난 사람이 그랬었다.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내가 지금 이제 늙어가는데, 크긴 뭘 더 커요? 하고 받아쳤다. 그 사람은 중학교때부터 미국으로 이민을 간 사람이라 생활패턴도 사고방식도 한국사람이라고 보긴 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