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학교 썸네일형 리스트형 산 페드로 라 라구나 그 날은 일요일 아침마다 선다는 장을 구경하러 간 길이었다. 작은 마을이니까 작은 장이 서겠지 생각하며 별 기대 없이 갔지만, 장은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다. 이제껏 많은 나라들에서 봐 온 다른 장들에 비하면 파는 물건도 보잘것 없고, 규모도 볼품 없었지만, 여기서 내 관심을 끈 것은 여자들이었다. 여자들이 황홀하게 화려한 전통의상들을 입은 채 손에 손을 잡고 장으로 몰려와 흥정을 하고, 물건을 사고, 시끌시끌 수다를 떨고, 깔깔깔 웃으며 몰려 다니는 거다. 그것만으로도 그 장은 너무나도 생기발랄한 화려한 장이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제껏 남자들만의 세상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온 것이다. 이슬람권 국가들에서 시장이나 버스 안은 남자들로 가득 차 있었으니까. 특별할 것 없는 물건들을 사며 나도 그 속에서 잠시..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