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부족 혹은 수면거부
절대적으로 잠이 부족하다. 버스나 배, 기차를 타고 밤이동을 하는 동안에 설잠을 자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치자. 잠을 자도 깨어 있는 것이고, 자도 자도 졸립지만 몸은 피곤하고 정신은 몽롱하다. 그렇다면, 멀쩡하게 방에서, 침대에서 자면서도 잠을 설치고, 자주 깨고, 밤늦게 자서 아침 일찍 깨어나는 건 도대체 무슨 연유에서일까. 몸은 피곤해 천근만근 늘어지는데 정신은 늘 수면과 각성의 중간 상태를 유지하며 숙면의 상태로 떨어지도록 날 내버려두질 않는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에 도착하고 처음 3주간 난 아주 쾌적한 독방을 홀로 쓰면서도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다섯시간을 넘지 못했다. 물론, 낮잠도 자지 않는다. 그렇게 몇달간 수면부족의 상태가 이어지니, 가장 치명타를 입는 건 피부. 까칠까칠, 푸석푸석, 우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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