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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랜드

아프리카에서 만난 사람 그리고 디레다와에서는 별일은 없었다. 우리한테 이야기를 듣고, 소말리랜드로 가는 성애와 같이 디레다와로 넘어 와서, 곧장 지부티로 넘어가는 기차를 타지 않고 1박만 하고 버스를 타든지 하려고 했지만, 버스는 비싸고, 화물차에 탑승칸이 하나 붙어 있는게 다음날 출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러기로 했지만, 화물차는 하루 연기되었다. 2박3일 디레다와에 머무는 동안, 지부티로 넘어가면 누리기 힘든 즐거움, 낮부터 밤까지 맥주를 마시고, 심심할 땐 성애와 둘이서 고스톱을 치고, 돈을 따서는 그 돈으로 밥을 샀다. 점점 꾼이 되어가는 것 같다. 맥주를 마시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소말리 다녀오는 길에 만났던 안토니오, 스페인친구를 다시 만났다. 안토니오는 영어를 못하는 백인이다. 상식을 깨기 때문에 조금 당황스러.. 더보기
눈물의 닭도리탕 시작되었다. 지부티-에리트레아-수단-이집트라는, 결코 평탄하지도, 가깝지도 않은 길을, 짧은 시간에 뚫어야 하는 달리기 경주같은 치열한 여정이. 지부티와 수단, 이집트의 비자는 이미 받아 두었고, 그 때문에 그렇게 바빠진거다. 그렇지만 나보다 먼저 같은 길을 간 야스상으로부터의 정보가 있고, 수단의 트랜짓비자 유효기간을 야스상은 잘못 알고, 한달안에 이집트까지 달려갔지만, 나는 한달반안에 가면 되니까, 야스상보다는 여유있게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놈의 수단비자가 말썽은 말썽이었다. 1주일만에 뜨려고 온 아디스에 결국 2주를 머물러야 했던건 수단비자 때문이었으니까. 신청하고 8일째에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세번째로 아디스-디레다와 구간의 기차를 타고 간다. 몰랐는데, 이 기차가 마지막 기차란다. 오늘까.. 더보기
지부티로 향한 첫걸음 그러건 말건 우리는 일단 맥주부터 한잔씩 마셨다. 에티오피아로 넘어 와서 좋은 점도 있긴 하다. 싼 맥주가 넘친다는 것, 머리부터 발 끝까지 꽁꽁 싸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리고 좀 더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그 정도지. 이미 10시가 넘어가고 있는 시각이었지만, 맥주부터 마신 우리는 숙소를 찾아야 했다. 가방을 메고, 어두운 거리를 걷고 있자니 언놈이 따라와 호텔을 찾아준다. 에티오피아에서도 질 나쁘기로 유명한 하라르였지만, 그래도 아직은 착한 아이를 만난 거였다. 그 아이와 함께 맥주 한잔씩을 더 마시고 우리는 씻지도 못하고, 옷도 갈아입지 않고, 잠이 들었다. 전날까지는 하르게이사의 멋진 호텔에서 우아하게 잤는데, 이제부터는 지저분하고, 구질구질한 여인숙보다 못한 수준의 방에 .. 더보기
천국, 소말리랜드를 떠나 전쟁터, 에티오피아로 다시 아디스 아바바로 돌아왔다. 또다시 전쟁터 같은 에티오피아로 돌아왔다. 소말리랜드에서 에티오피아로 국경을 넘고 48시간이 채 지나기까지 얼마나 많은 전쟁을 치러야 했는지. 한달이 넘게 수현이랑 같이 지내면서 세뇌를 당한 탓도 조금은 있겠지만, 나도 이 나라 에티오피아에는 정이 많이 떨어졌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싸우느라 목이 다 쉴 지경이고(목소리 크면 장땡이니까) 여행 중 처음으로 싸대기를 날리기도 했다. 징그러운 놈들. 얼른 비자 받고, 이 나라를 떠야겠다. 되도록이면 아침 일찍, 하르게이사를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아침 먹고, 호텔 직원아이들이랑 사진도 찍고, 메일 주소를 적어주고, 시장에 있던, 돈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장사하던 수많은 환전상들의 사진도 찍고, 아쉬워서 밍기적거리다보니, 그만.. 더보기
높은 사람, 고마우신 분 그렇게 우연이라는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 중에, 또 한 사람 큰 인물이 있었다. 수현이가 비자 신청하러 갔다가 에티오피아 대사관에서 만난 소말리인 아줌마다. 보통 아줌마였다면 중요한 인물이 못되었겠지. 이 아줌마는 소말리랜드 출신이지만 인도사람과 결혼해서 영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인데, 지금은 조국인 소말리랜드를 돕기 위해 이곳에서 대통령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다. 남아공에 대사로도 근무했었고, 남편은 유엔에서 꽤나 높은 직책을 맡고 일하고 있다고 했다. 에티오피아 대사관에서 우연히 만난 수현이한테 관심을 보이게 되었고, 집에 초대를 받아 갈 때에 나도 같이 가게 되었다. 여자애들이 오지라고 말하는 나라들을 혼자서 여행하는게 아주 신기해 보였나봐. 우리가 이제껏 지나온 이야기들을 아주 흥미있게 듣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