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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샤메네

아디스 아바바, 한국사람을 만나다 아디스아바바로 가는 길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이제까지처럼 산넘고 물건너는 길도 아니었고, 아직 깜깜할때 일어나 자리쟁탈전을 벌여야하는 것도 아니었다. 아침에 일어나 차도 마시고, 느긋하게 출발한 버스는 포장된 도로를 달려 아디스아바바까지 갔다. 나중에 알고보니 엉망진창인 다른 도로들과는 달리 잘 닦여 있던 그 길은, 우리나라 경남건설이 닦은 길이더라고. 역시 메이드 인 차이나랑은 달라. 아디스로 가는 버스 안에서, 나는 한국전 참전용사 할아버지를 만났다. 사람이 차야 출발하는 버스에 올라타고 앉아 있으려니, 어떤 할아버지가 와서 일본사람이냐고 묻길래, 둘은 일본이고 나는 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아주 반가워하면서 자기가 한국전 참전했었다는거다. 에티오피아가 한국전에 참전했었다는 이야기를 케냐를 떠나기 .. 더보기
라스타의 마을 샤샤메네 샤샤메네는 라스타교회 때문에 유명해진 마을이고, 라스타가 아니었으면 외국인들이 찾아올 이유도 없었을 거다. 그럼 라스타는 뭔가, 왜 유명한가. 솔직히.. 아직까지도 나는 잘 모르겠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듣긴 하지만, 한국어로 된 자료를 구해서 읽기까지는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을 것 같다. 암튼.. 남미의 자메이카와도 관계가 있는 일이고. 비행기 사고로 수십년 전에 죽은 왕을 예수의 재림으로 여긴다는 것 정도. 하지만 이 사람들의 종교는 그냥 신을 섬기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사회운동으로 만들었다. 라스타파리안 운동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자,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 그들의 말로는, 미국의 모든 흑인들은 전부 아프리카.. 더보기
불량써클과 2차 자리잡기전쟁 차드를 씹는 불량써클은 새벽까지 이어진다고 했다. 차드를 씹고, 시샤를 피면서, 피차 유창하지 못한 영어로 이야기를 나눴다. 차드는, 말 그대로 그냥 나뭇잎을 씹는거기 때문에 썩 맛인 좋은건 아니다. 그냥 풀 씹는 기분이라, 삼키기 힘들때도 있다. 그래서 보통 차드를 씹으면서는, 설탕이나 땅콩을 같이 씹거나 물이나 음료수를 같이 마신다. 그날밤에 내가 먹은 나뭇잎은 얼마이며, 내가 마신 콜라는 또 몇병인지. 그렇게 차드를 씹으면서 열두시가 넘도록 꽤나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종교에 관한 이야기며, 국제정세에 관한 이야기며, 내 영어 수준으로는 도무지 힘들 것 같은 이야기들까지. 내가 비록 불량서클이라고 이름을 짓긴 했지만, 젊은이들은 밝았다. 예의도 지킬 줄 알았다. 만약 그 다음날 아침 일찍 떠날 계획.. 더보기
전쟁터, 에티오피아 정말이지.. 참으로 오랫동안 편지는 손을 놓고 있었다. 징카를 떠나 아르바민치와 샤샤메네를 거쳐 아디스 아바바에 도착하기 까지는 참 바쁘게 다녔고, 에티오피아에 조금씩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편지를 쓰고 있을 겨를이 없었고, 아디스에 도착한 이후로는 같은 호텔에서 만난 한국애랑 참 오랜만의 한국어에 반가워하며 계속 수다를 떠느라 또 편지 쓸 시간을 갖지 못해 결국 이곳 소말리랜드의 수도 하르게이샤에 오고도 5일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다시, 편지를 쓰기로 맘먹게 되었다. 징카를 떠난 후 2주가 넘는 시간동안, 참 많은 이야기거리를 남겼다. 에티오피아는 전쟁터다. 에티오피아에서 보내는 시간은 전쟁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내 몸의 어딘가에 새로운 자국을 남겨 벅벅 륵게 만드는 찐드기와의 전쟁, 거리.. 더보기
에티오피아 남부 모얄레-샤샤메네 케냐에서 올 경우, 다른 도시로 가는 버스는 이른 새벽에 출발하므로, 모얄레에서 국경을 넘으면 1박을 해야 한다. 12-20브르 정도의 싼 숙소들이 길가에 좌악 널려 있다. 다만 어떤 숙소도 청결은 보장되지 않는다. 그리고 에티오피아로 국경을 넘는 순간 벌레와의 전쟁은 각오해야 한다. Moyale-Yabelo 6시 출발 32브르 5시간 소요 버스는 도중 마을의 후미진 곳에서 경찰차를 피하느라 30분에서 한시간 정도 숨었다 가는 경우가 많다. 왠일인지 에티오피아에서는 피티병을 비롯한 모든 플라스틱 물통들이 귀한 모양으로 모든 버스들은 지붕에 노란색 플라스틱통을 잔뜩 싣고 다니는데, 그것이 불법인 모양이다. 야벨로는 아르바민치를 거치지 않고, 징카로 가는 분기점이다. 야벨로의 숙소는 다소 비싼 편이다. 3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