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스톤
그렇게 불라와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새벽 일찍 출발한다는 빅토리아행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로 가는 택시를 예약해서 타고 아직 컴컴한 터미널로 갔다. 터미널에는 우리 이외에 아무도 없었고, 일찍부터 나와 있던 상인이, 아직 버스가 안왔지만 곧 올 것 같다고 말한 것을 위안삼아, 무작정 기다리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지만 겨울 새벽은 추웠다. 한 시간쯤 지나고 동이 터오기 시작하는데, 저 쪽에서 백인 두 명이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괜히 반가웠다. 스페인에서 온 두 형제였고, 그 때부터 이틀을 함께 보냈다. 날이 밝고 해가 뜨니 추위도 조금씩 가셨고, 우리와 같은 버스를 타기 위해 하나씩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버스가 오긴 오는가보다, 안심했지만, 10시가 넘도록 버스는 오지 않았고, 모였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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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폭포로 가는 길
시간이 꽤 지났다. 빅토리아 폭포를 보고, 잠비아를 지나, 말라위의 수도인 릴롱웨까지 와서, 이틀이 지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했던 대로, 아프리카는 다 똑같다는 생각이 짙어지고 있다. 유럽의 몇십개 나라들이 다 똑같은 것처럼. 게다가 여기는 힘들다. 이동하는 것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숙소도 힘들고, 어이없게도 여기는 비싸다. 거의 유럽과 맞먹을 만큼 돈을 써야 힘들게 버스를 탈 수 있고, 허름한 숙소를 찾을 수 있고, 관광지를 구경할 수 있다. 치명적으로 하나같이 입을 모아 위험한 곳이라고들 하니. 해가 지면 절대로 밖에 나가지 말라는 말을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듣고 있다. 우리가 지난 날들에 걸어왔던 밤거리들에 새삼 소름이 끼친다. 그래도 인상 험한 상민이랑 같이 다녀서인지 아직은 어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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