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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나벤투라

그래서 나는 비행기가 싫은 거다 그렇게 도착한 마을, 세 번째 배를 타고 도착한 바이아 술라노는, 이미그레이션 오피스가 있을 거라곤 도무지 생각되지 않는 초라하고 작은 마을이었다. 적어도 첫 느낌은 그랬다. 과연 여기에서 입국 스탬프를 받을 수 있을까. 여기서 못 받으면 이제껏 온 길을 다시 돌아가야 하나, 좀 걱정스러웠지만, 받을 수 있다는 현지인들의 말을 믿기로 했다. 지프와 트럭을 섞어 놓은 것처럼 생긴 차를 타고, 우리는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에티오피아의 시골마을을 연상시키는 비포장의 길들 사이로 나지막한 집들이 늘어선 마을이었다. 안으로 들어와서 보니, 바이아 술라노는 생각보다 넓은 마을이었다. 이 마을 안에 작은 비행장도 있고, 이미그레이션 오피스도 있고, 인터넷 까페도 있는 거다. 숙소를 정한 후에는 이미그레이션 오피스로.. 더보기
롤러코스트 같은 배를 타고 하룻밤이 지나고, 다음날 아침, 우리에겐 큰 숙제가 남아 있었다. 출국 스탬프. 하케에서는 받을 수 없다는 사람과, 받을 수 있다는 사람이 섞여 있었으므로, 우리에겐 중요한 문제였다. 여기서 스탬프를 받을 수 없다면 우리는 다시 그 배를 타고 파나마시티로 돌아가야 하는 거였다. 하지만 쉽게, 마을에 있는 이미그레이션 오피스에서 받을 수 있었다. 더운 나라 뿐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특히나 시골마을에서 더욱 더 그렇듯, 하케의 이미그레이션 직원들도 느렸다. 업무를 보는 시간보다 전화통화를 하는 시간이 길었고, 무엇하나 부드럽게 진행되는 일이 없었다. 슬슬 짜증이 치밀어 오를 무렵, 우리는 이미그레이션 오피스 벽에 붙어 있는 글귀를 발견했다. 인내는 신이 주신 선물이다. 우리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파나마시.. 더보기
파나마에서 콜롬비아로 파나마에서 콜롬비아로 파나마시티에서 콜롬비아로 가는 가장 일반적인 루트는 산 블라스 제도를 거쳐 카르타헤나로 가는 요트를 타는 것이다. 보통은 4박5일짜리로 모든 식사와 숙박요금이 포함된 390달러. 도중 천국같은 산 블라스에서 이틀을 머물고 간다고 한다. 가끔은 산 블라스에서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2박3일만에 가는 배도 있다. 250달러. 하지만 배는 파나마시티가 아닌 카리브해 주변의 Carti라는 곳에서 출발하고, 거기까지는 길이 없어 지프 밖에 다니지 않으므로, 25달러를 더 내고 카르티로 가야한다. 하지만 파나마시티에서 콜롬비아로 가는 가장 빠르고, 편하고, 싼 방법은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aires.com에서 검색하면 카르타헤나나 보고타로 가는 프로모션으로 100불 안팎에서 표를 구할 수도.. 더보기
새로운 땅으로 닐이라는 주한미군 출신의 미국 남자가 내 여행에 관심을 보이며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러면서 나랑 같이 가겠다길래, 이거 귀찮게 됐구나 싶었는데, 어느날 좋은 정보를 물어온거다. 파나마시티에서 카르타헤나까지 20불에 가는 배가 있다는 거다. 파나마시티를 떠나, 콜롬비아의 카리브해 연안 도시인 카르타헤나로 가려면 파나마 운하를 통과 해야할텐데, 그 통행료만도 엄청날거고, 나름 국제선이고 시간도 꽤 걸리는데, 20불이라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쌌다. 하지만 항구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직접 물어보고 왔다는 닐의 말을 무조건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직접 항구에 가 봤다. 알아보니, 콜롬비아쪽으로 태평양을 통해 가는 배는, 파나마측 마지막 도시인 하케까지가 20달러, 거기서 다른 배로 갈아타야 한다는 거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