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팔라의 한국식당 '아리랑'
결국 우간다에서도 카지노에 매일 밤 다닌거랑, 한국식당에서 밥 먹은거 말고는, 아무 한 일 없이 사흘을 보냈다. 캄팔라에서 아프리카에 온 후 처음으로 한식을 먹었다. 말라위에서도 한 번 가긴 했지만, 그건 절대 한식이라고 인정할 수 없지. 캄팔라의 한식당 '아리랑'은 조선족이 하는 식당이었다. 현지 물가에 비교하면야 아주 비싼 편이었지만, 고급스런 분위기에, 그만하면 충분히 맛있다고 할 수 있는 음식들이었다. 솥뚜껑에다가 지글지글 삼겹살을 구워 주는데,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우리 돈으로 치면 3만원이 채 못되는 돈으로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 배부르게 실컷 먹고, 보리차도 마시고, 한국 뉴스도 보고, 세시간이나 앉아서 놀다가 왔다. 아프가니스탄의 소식을 자세하게 듣고 싶었지만, 이미 한국에서는 잊혀진 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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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룬디에서의 유일한 관광
그 담날엔, 역시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었다. 그냥 바로 르완다로 넘어가기로 했다. 국경에서도 비자를 받을 수 있긴 하지만, 미리 받으면 고릴라 홀로그램을 붙여주기 때문에 귀엽다는 말을 들어서, 미리 받아둘까도 했지만, 토요일이라, 대사관이 열려 있을 것 같지 않아 포기했다. 그냥 중국집에서 밥이나 먹기로 했다. 먹고 싸더라도 힘내서 싸야겠다고, 상민이도 같이 먹기로 했지만, 내가 거의 다 먹었다. 이제껏 아프리카에서 먹은 가장 비싸고, 가장 맛없는 중국음식이었지만, 그것이 우리가 부룬디에서 먹었던 유일한 식사였다. 몸이 안좋다며 계속 뒹굴거리는 상민이는 방에 혼자 놔두고, 바나나라도 먹으라고 사다주고는, 나는 혼자 산책을 나섰다. 부줌부라는 커다란 호수를 끼고 있는 도시거든. 길쭉한 호수의 건너편은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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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부줌부라, 부룬디로
다음날 아침, 또 여유있게 국경을 넘었다. 부룬디는 작은 나라니까, 국내에서의 이동은 짧을 거니까. 어제의 식당에서 차를 한 잔 마시고,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중간에 출국도장을 찍고, 국경까지 갔다.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똑같은 차림으로 서 있는 곳의 선을 하나 넘었을 뿐이지만, 여기서부터는 부룬디, 다른 나라다. 이제부터는 불어를 쓰는 사람들인거다. 봉쥬르. 국경을 넘고, 처음 들은 말이었다. 언덕 위에 있는 이미그레이션 오피스에 계단을 올라가서 입국도장을 받고, 또 합승 택시를 타야했다. 수도인 이곳, 부줌부라로 오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였지. 계속 이동에 이동, 거기다, 여기서부터 상민이의 설사가 심해져 아직도 드러누워 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나는 구운 옥수수를 하나 먹었지만, 상민이는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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