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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

[몽골] 몽고에 관한 몇가지. 그리고 북경국제공항 그곳에서 오후의 텔레비젼을 보다가 나는 깜짝 놀랐다. 아이들 보는 만화영화가 눈에 익은 것이다. 주제가를 잘 들어보니 이거였다. 치키치키챠카챠카초코초코촉! 그렇다. 날아라 수퍼보드. 그들의 이름은 늑대와 함께 춤을.. 이런 식이다. 내 친구의 이름은 '찬란하게 떠오르는 아침 햇살'이란 뜻이었고, 다른 사람들의 이름으로는 '반짝이는 별' '초저녁 달빛' 등이 있었다. 학교에 입학할 때가 되면, 그 이름들에 발음이 비슷하고 뜻이 비슷한 한자를 붙인다. 그리고 그들에겐 이름만 있고, 성이 없다. 그래서 학교 출석부에 같은 이름이 있을 경우에는 학생의 이름 뒤에 아버지의 이름을 붙여서 구분을 한다고 했다. 또, 그들의 문패에는 온 가족의 이름이 다 적힌다고도 했다. 사막의 집, 창고는 소똥으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더보기
[몽골] 방귀와 설사와 감기와 빅맥과 북경관광 (10) 북경 공항에 도착한 나는 무사히 유학중인 후배를 만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열흘동안 후배의 기숙사에서 지냈는데 북경은 거의 구경을 못했다. 그리 활동적이지 못한 성격의 후배덕이기도 했지만 건조한 공기 탓인지, 지독한 감기에 걸려버렸기 때문이었다. 사흘 정도는 꼼짝을 못하고 누워서 지냈다. 후배가 키우던 고양이가 내 발을 물어 뜯으며 난리를 쳤지만 나는 시체처럼 자다가 일어나 밥먹고 약먹고 또 잤다. 그 1주일이 분명 즐겁고 신기하고 신나는 경험이긴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엄청난 스트레스였던 것이다. 우선, 친구가 없으면 전혀 말이 안통하는 사람들 틈에서 생활을 해야한다는 불안감과 한국 사람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적어도 나쁜 인상은 주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그래서 늘 긴장을 하고 있었고 먹는 것과 잠.. 더보기
[몽골] 초원속의 백색도시 시링호도 (9) 내몽고지역에서 가장 번화가답게 시링호도에는 깨끗하게 정돈된 공원과 네온의 간판, 아파트도 많이 있었다. 다섯째 오빠의 집 역시 아파트였고, (친구는 5남 2녀중 막내였고, 큰오빠는 거의 아버지뻘이다) 역시 융숭한 대접을 해 주셨다. 오빠의 친구분까지 오셔서 함께 라마교의 옛 사원을 둘러보고 식사도 함께 하고, 기념품도 사 주셨다. 중국에서는 물건값을 물으면 몇개를 살것인가 되물어온다. 하나 살때 값과 두개 살때의 값과 세개 살때의 값이 다 다르다. 파오의 모형을 아주 큰거 하나 중간거 하나 작은걸로 열개 사고 내 주먹보다 작은 양의 모형을 다섯 마리 사고 낙타를 아주 큰거 하나 중간거 하나 샀다. 이만큼 해서 만원 정도 들었던거 같다. 거기다 양 젖으로 만든 치즈를 먹기 편하게 포장해 놓은걸로 사고, 타.. 더보기
[몽골] 고도자본주의사회의 물결 (8) 둘째오빠는 정치를 하시는 분이었다. 친구네 가족중에는 유일하게 휴대폰을 가졌고, (놀랍게도 그 기계는 삼성 애니콜 플립형이었다!! 이거 5년전에 울아빠가 쓰던거랑 똑같다고 말해줬더니 그 분께서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으신 모양이었다) 가장 부유한 생활을 하시고, 화장실 딸린 집에서 살고 계셨다. 그렇지만 그때 나는 이미 몽고식 화장실에 익숙해져 있었으므로 그 집에 가서도 집안에 있는 수세식 변기보다 집 밖에 있는 재래색 화장실을 더 많이 이용했다. 친구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볼일 보면 얼마나 재밌다구.. 그날 저녁은 일본에 유학하는 동생과 그 친구 한국인을 중국계 정치인에게 자랑하기 위한 만찬이 열렸다. 큰 음식점의 방 한칸을 세내어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졌는데 몽고에서 지낸 1주일 중 가장 괴로운 시간이었.. 더보기
[몽골] 대한민국 대표선수로서의 나 (7) 오후에는 둘째오빠의 집으로 가야했기 때문에 그날은 분주했다. 정말이지 아쉬운 이별을 해야만 했다. 누런 털이 제멋대로 엉켜있는 양떼들과도 헤어져야 했다. 또다시 사막을 달려 언니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기 전, 나는 사막에서 두가지 기념품을 챙겨왔다. 하나는 말의 꼬리털이었고, (말의 뒤로 가는 위험을 무릅쓰고 기다란 갈색 꼬리털을 몇가닥 잘라 주었다) 또 한가지는 사막의 모래였다. (이건 일본으로 돌아가서 '어쩜 내가 쉬했던게 섞였을지도 몰라' 하면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몽고 사막의 모래) 맞다. 돈으로는 못사는 것들이다. 모래가 꽤나 무거워 돌아가는데 엄청 고생을 했다. 물이 귀한 사막이라 제대로 씻지 못해서 그런지 구름 한점 없고, 나무 한그루 없는 곳이라 햇볕에 그을려서 그런지 완전히 새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