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나이로비를 떠나다
하드코어 이동 첫날, wajir라는 곳에 와 있다. 큰 도시일줄 알았더니, 아주 작은 시골마을이다. 버스는 여기서부터는 없다. 내일은 트럭을 타고 이동을 해야 한다. 아침에 출발하면 저녁에는 국경을 넘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침에 출발하는 트럭은 없고, 저녁에 출발해서, 중간에 하루 쉬고, 다음날 또 타야한다. 드디어 나이로비를 떠나 왔다. 힘들었다. 자꾸만 하루 이틀씩 미뤄져서. 마지막에 아는 한국 사람들이 와서 또 몇일이 미뤄질 뻔 했지만, 뿌리치고 길을 나섰다. 사람들이랑 밤늦게까지 술을 마셔서, 아침 일찍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가 참 힘들긴 했지만, 같이 온 일본사람이 깨워줘서 어떻게든 버스를 탈 수는 있었다. 나이로비, 마지막으로 떠나기 힘들었던건, 몸바사부터 일주일 넘게 계속 같이 지낸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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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이로비로
그리고, 다시 나이로비로 왔다. 더웠던 몸바사에서는 특별히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것 같은데, 그냥 시간 잘 가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일본 친구와 계속 같이 지낸 것도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고. 그러고보니 일본 사람과 긴 이야기를 나눈 것 자체가 아주 오랜만의 일인 것 같다. 작년에 친구가 죽고 나서는 일본 사람들이랑은 메일도 끊은 상태니까. 자, 그리고 나이로비에 돌아와서는 뭘 했는가. 또 카지노였다. 그게 참 웃기는 일이기는 한데, 오주 세시반쯤 카지노 가서 놀다가, 거기서 자주 만나던 한국분을 또 만나게 된거다. 그래서 카지노가 세시에 문을 닫고나니까, 여섯시까지 하는 카지노로 가자, 하며 셋이서 의기투합해서 갔다. 그리고는 아침이 되고, 일곱시에 문 여는 카지노가 있으니까 가자, 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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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치기 강좌
둘째날도 역시 산책 말고는 할 게 없었다. 느즈막히 일어나 세수하고 설렁설렁 걸어가는데, 여자아이가 말을 걸어왔다. 헤나에 관심 있으면 자기 집에 놀러가자고. 좀 의심스럽기는 했지만, 따라가 보기로 했다. 일반 가정집이었다. 가게에서 돈 받는 삐끼는 아닌 모양이라 조금 안심했다. 들어가자마자, 온 가족이 달려나와 우리를 의자에 앉히고, 헤나의 문양이 그려진 책을 보여 주고, 반갑게, 지나치게 반갑게 맞는 것이 석연찮긴 했지만 파키스탄이나, 다른 나라에서 보던 그 친절을 내가 너무 순순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일단,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모든 것은 나갈때 해결하면 되는 거니까. 양쪽 손에 다 헤나로 그림을 그리고, 그러면서 이야기도 하고, 쥬스도 얻어마시고 그러고는 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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