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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위

에티오피아 국경으로 가는 길 그렇게 나이로비에서 상민이를 보내고, 이 친구도 보내고, 드디어 나도 떠나 왔다. 운 좋게도 에티오피아로 간다는 일본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당연히 이 친구랑 같이 말라위로 가는 줄 알고, 나한테는 어디로 가는지 묻지도 않더니, 이 친구한테서 내가 북쪽으로 간다는 말을 듣고 와서는 자기도 간다더군. 피차 고되고 긴 이동이니 같이 가면 서로 편하겠지. 우선은 표를 사러 갔다. 호텔 직원한테 물어서 마타투 타고 찾아가서 내리니, 어떤 할아버지가 우리를 도와주겠다며 따라오는거다. 케냐에도 의외로 친절한 사람들이 많거든. 전에도 몇번이나 먼 길을 데려다 준 사람들을 만나, 이번에도 그런줄 알았지. 이 할아버지는 자기도 잘 모르는 길을 물어물어 찾아갔다. 하지만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우리가 가려는 곳으.. 더보기
드디어 나이로비를 떠나다 하드코어 이동 첫날, wajir라는 곳에 와 있다. 큰 도시일줄 알았더니, 아주 작은 시골마을이다. 버스는 여기서부터는 없다. 내일은 트럭을 타고 이동을 해야 한다. 아침에 출발하면 저녁에는 국경을 넘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침에 출발하는 트럭은 없고, 저녁에 출발해서, 중간에 하루 쉬고, 다음날 또 타야한다. 드디어 나이로비를 떠나 왔다. 힘들었다. 자꾸만 하루 이틀씩 미뤄져서. 마지막에 아는 한국 사람들이 와서 또 몇일이 미뤄질 뻔 했지만, 뿌리치고 길을 나섰다. 사람들이랑 밤늦게까지 술을 마셔서, 아침 일찍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가 참 힘들긴 했지만, 같이 온 일본사람이 깨워줘서 어떻게든 버스를 탈 수는 있었다. 나이로비, 마지막으로 떠나기 힘들었던건, 몸바사부터 일주일 넘게 계속 같이 지낸 일본.. 더보기
다르에스살람 또 한참 시간이 지났다. 하루종일 기차를 타고 다르에스살람으로 이동하던 것이 8월 12일이었고, 오늘은 8월 23일이니까, 11일만에 다시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지금은 볼펜이 아니라, 노트북에 한글 프로그램으로 직접 입력하고 있다. 이 얼마나 편한 세상인지. 그때 기차에서 만난 아이들이 노트북을 들고다니더군. 그럼 그 아이들은 뭘 하고, 내가 계속해서 그 아이들의 노트북을 쓸 수 있는가. 그 아이들은 지금 상민이와 함께 킬리만자로 정복에 나섰거든. 킬리만자로 정상 5892미터까지 노트북을 메고 올라갈 수는 없는 일이라, 나한테 맡겨놓고 간거지. 나는 도무지 그 산을 오를 생각은 없거든. 지난 열흘간은 좀 우울했다. 아프리카 여행의 중심이 될 수도 있는 이 곳 탄자니아에서, 별로 유쾌하지 못한 .. 더보기
Dar es salaam으로 Tanzania Mbeya의 기차역에서, 일곱시간째 기다리고 있다. 여섯시에 출발한다던 기차는 세시간 연착해서 아홉시로 미뤄졌다. 세시간 쯤이야 뭐. 얼마 전 수단을 통과해 온 일본아이를 만났는데, 걔는 수단에서 버스가 40시간이나 연착했다고 하더라. 미칠 노릇이지. 버스 정류장에서 40시간이라니. 우리도 곧 가게 될 나라다. 세 시간을 기다리는 것보다 더 이해가 안되는 건 800km 밖에 안되는 거리의 다르 에스 살람까지 24시간 걸린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속도를 얼마나 내길래 24시간일까. 느린 이유 중 하나는, 이 기차가 가는 도중 동물들이 많이 살고 있는 국립공원을 통과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기차 안에서도 동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이제부터 야생동물들을 보기 시작하는 거지. 그래서 조금 기대도 된다. 탄자니.. 더보기
Nkhata bay, 말라위 호수 말라위. 드디어 호수로 왔다. 말이 호수지, 어마어마하게 넓어서 바다처럼 보이는 호수다. 호수라는 걸 모르고 왔다면, 정말 바다라고 생각했을 거다. 호숫가, 우리가 찾아 온 이 마을은 Nkhata bay라고 하는 곳이다. 도무지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지. 은카타베이라고 읽더라. 여기는, 그냥 관광지다. 마찬가지로 우리보다 훨씬 먼저 유럽 사람들이 들어와서, 외국인들 가는 상점이나 숙소들은 이미 물가가 오를대로 올라 있고, 숙소 안까지 들락거리는 아이들은 헬로, 기브 미 썸 머니!를 외치고 다니는, 그런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별 특별한 것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릴롱웨를 떠나기는 참으로 힘들었다. 릴롱웨에서는 늘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나는 날들의 연속이었으니까. 어제 아침, 드디어 벌떡 떨치고 일어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