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사람을 만나다
우리는 잔지바르에서 사흘을 묵었다. 우리보다 이틀 먼저 잔지바르에 건너 간 아이들은, 우리가 권유한 대로, 스쿠버 다이빙 라이센스를 따느라 바빴고, 그 아이들의 마지막 날에, 우리도 합류를 할까, 생각을 했지만, 나는 생각만 했다. 상민이 혼자 신청해서, 다녀왔다. 그리고, 상민이가 다이빙을 가던 날, 다들 먼저 다이브 센터로 가버리고, 나는 아이들 다이빙 가는 모습 사진이라도 찍어주려 혼자 다이브센터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맞은 편에서 걸어 오던 동양 여자가 나를 보더니, ‘어! 언니!’라며 나를 부르는 거다. 헉, 이 먼 아프리카 땅에서 누가 나에게 아는 척을 하나, 하고 봤다. ‘언니, 터키에서 가이드하고 계시지 않으셨어요? 저 언니한테 가이드 받았는데.’ 란다. 작년 12월에 손님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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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hata bay, 말라위 호수
말라위. 드디어 호수로 왔다. 말이 호수지, 어마어마하게 넓어서 바다처럼 보이는 호수다. 호수라는 걸 모르고 왔다면, 정말 바다라고 생각했을 거다. 호숫가, 우리가 찾아 온 이 마을은 Nkhata bay라고 하는 곳이다. 도무지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지. 은카타베이라고 읽더라. 여기는, 그냥 관광지다. 마찬가지로 우리보다 훨씬 먼저 유럽 사람들이 들어와서, 외국인들 가는 상점이나 숙소들은 이미 물가가 오를대로 올라 있고, 숙소 안까지 들락거리는 아이들은 헬로, 기브 미 썸 머니!를 외치고 다니는, 그런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별 특별한 것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릴롱웨를 떠나기는 참으로 힘들었다. 릴롱웨에서는 늘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나는 날들의 연속이었으니까. 어제 아침, 드디어 벌떡 떨치고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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