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로
우간다에서 케냐로 오는 길은 짜증스러웠다. 좀 더 편하게 오려고, 좀 더 비싼 표를 끊었는데, 자리도 별로 편하지 않았고, 통로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에 이리저리 치이고, 밤새 짜증을 내며 오는데, 급기야는 나이로비 도착 두 시간 전에 버스가 서버린 거다. 추운 버스 안에서 기다리다가 털털거리는 고물버스로 옮겨 타고 날이 밝아서야 나이로비에 도착했다. 남아공에서 모잠비크의 마푸토로 갈 때 이후로 처음 탄 밤버스였다. 그만큼의 거리가 된다는 말일테고, 그만큼 치안도 안정적이라는 말이겠지. 꼬질꼬질한 몰골로 버스에서 내려, 일단 담배 한대씩 피워 물었더니, 사람들이 좋지 않은 눈으로 쳐다본다. 놀랍게도 나이로비는 금연의 도시인 것이다. 길거리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식당에서도 금연이고, 정해진 장소에서만 허락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