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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산크리의 김치 담는 날들 일주일 넘게 산 크리스토발에서 유적들이 다시 문을 열고, 인플루엔자가 조금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이곳 일본인 숙소에서 음식을 만들었다. 음식 만들기를 특별히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딱히 즐기지도 않는 나는, 여행을 다니다보니 요리할 일이 거의 없다. 부엌을 사용할 수 있는 숙소에 묵는 경우도 혼자서는 요리하기를 귀찮게 여기고, 짧은 시간 머물 때는 재료 사는 게 귀찮아서 요리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 여기서 이렇게 자주 요리를 한 건, 일본사람들의 요청에 의해서였다. 첨엔 비빔밥을 만들자, 하는 의견이었지만 가장 중요한 재료인 고추장을 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좌절되었다. 그럼 김치는 만들 수 있는가, 하는 의견이라 배추 대신 양배추를 사용한다면 못할 것도 없겠다 싶더라고. 그래서 김치를 담.. 더보기
선인장 김치 김치를 담그다 담그다.. 오늘은 시장에서 선인장을 사다가 선인장 김치를 담았다. 선인장 열매를 먹어본 적은 있지만 선인장을 실제로 먹게 된 건 멕시코로 와서다. 그리고 지난번에 먹었던 선인장은 볶아놓은 거였는데 오늘은 김치. 볶아서 담을 수는 없는거다. 손바닥만한 선인장을 길쭉길쭉하게 잘라서 배추김치 담글때와 마찬가지로 우선은 소금에 절였다. 근데 이 선인장이라는 놈이 아주 특이한 채소라 자르면 미끈미끈한 액체가 나온다. 동남아에서 자주 보는 오클라 같은 미끈미끈한... 소금에 절여서 뒤적였더니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그 미끈미끈한 액체가 잔뜩 나온다. 조개의 피 같다. 어느정도 수분이 빠진 후 물에 깨끗하게 씻었다. 이 기분나쁘게 끈적끈적한 액체가 씻기려면 꽤나 열심히 씻어야 한다. 소쿠리에 물기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