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2004년, 12년 전이다. 아는 언니가 파키스탄에서 결혼을 했다. 이미 파키스탄을 지나 아프가니스탄 지나, 이란까지 가 있던 나는, 멀리서 결혼식을 하게 되어 참석할 친구가 하나도 없을 언니를 위해, 다시 길을 돌려 파키스탄으로 갔다. 옷도 한 벌 얻어 입고, 결혼식에 참석하고, 그들의 신혼여행에까지 따라갔다. 그 신혼여행에는 나 말고도 거기서 만난 싱가폴 친구 두명이 더 따라갔다. 남의 신혼여행에 따라가도 되나 생각하면서도 우리는 즐거웠다. 그리고 12년만에, 그 친구들 중 하나를 어젯밤, 다시 만났다. 12년 전에 적어준 메일로 연락이 왔더라. 출장으로 해운대에 왔는데, 시간이 되면 만나자고. 나는 마침 한국에 있고, 친구는 멀리서 왔고,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한국에 온지 이미 사흘이나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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