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룬디에서의 유일한 관광
그 담날엔, 역시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었다. 그냥 바로 르완다로 넘어가기로 했다. 국경에서도 비자를 받을 수 있긴 하지만, 미리 받으면 고릴라 홀로그램을 붙여주기 때문에 귀엽다는 말을 들어서, 미리 받아둘까도 했지만, 토요일이라, 대사관이 열려 있을 것 같지 않아 포기했다. 그냥 중국집에서 밥이나 먹기로 했다. 먹고 싸더라도 힘내서 싸야겠다고, 상민이도 같이 먹기로 했지만, 내가 거의 다 먹었다. 이제껏 아프리카에서 먹은 가장 비싸고, 가장 맛없는 중국음식이었지만, 그것이 우리가 부룬디에서 먹었던 유일한 식사였다. 몸이 안좋다며 계속 뒹굴거리는 상민이는 방에 혼자 놔두고, 바나나라도 먹으라고 사다주고는, 나는 혼자 산책을 나섰다. 부줌부라는 커다란 호수를 끼고 있는 도시거든. 길쭉한 호수의 건너편은 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