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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가족 혼자 어슬렁거리는데, 공터에 나와 매일 놀던 아이 중 하나가 나를 불렀다. 바로 옆이 자기 집이란다. 따라 들어갔더니, 짜이를 한잔 주고, 도무지 알아먹을 수 없는 말로, 이런 저런 말을 자꾸만 한다. 세상 누구도 알아먹을 수 있는 말, 미소로 답해주고 짜이를 마시고 있으려니 호롱박처럼 생긴 서양배를 하나 꺼내 깎아 주신다. 예쁘게 깎아서는 접시에 담아 주시길래 하나 집어들고, 앉아계신 할아버지한테도 권했다. 그랬더니 손을 내저으시며, 입을 지퍼로 잠그는 시늉을 하신다. 무슨 뜻인가 했는데, 라마단이라 못먹는단 말이었다. 어찌나 죄송스럽던지.. 배 하나 다 먹고, 짜이 한잔 다 마신담에 알아차렸다. 2006.05.25 더보기
가족, 택실라의 맨 왼쪽에 서 있는 덩치 큰 남자가 나를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첨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나쁜 맘인 것일까, 아니야 시골인데 설마 나쁜 사람일라구.. 그래서 식구가 몇인가 물어봤다. 열명이 넘는다고 했다. 그래서 안심하고, 고맙다고 가겠다고 했다. 넓은 마당에서 아이들은 와와 소리 지르며 뛰어놀고 있었고, 여인네들은 화덕에서 밀전병을 굽고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들어가자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내게 집중 되었고 카메라를 꺼내자 서로 싸우듯 달려들었다. 여자들도 첨엔 사진 안찍겠다고 하더니(오빠인지 남편인지 저 남자가 있으니까 무서워서) 남자가 어디론가 사라지자 자기들도 찍어달라며 나를 불렀다. 그녀들의 탄두리 짜파티(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짜파티다) 굽는 모습을 담고 싶었는데 제대로.. 더보기
가족 떠나던 날 나는 가족사진을 찍었다. 아저씨는 키르기스 모자를 써 주셨고 아줌마는 아이들까지 다 불러 모았다. 나는 이 사진을 프린트해서 두샨베에서 부쳐드렸다. 2009/02/18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