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샨베. 천국같은 파미르를 떠나, 이 빌어먹을 도시에 온지 일주일. 같은 나라인데, 어쩜 이렇게
사람들이 다를 수 있는지. 하지만, 나는 이번 중앙아시아 여행에서 가장 긴 시간을 여기에서 보내야
할 듯하다. 급하게 서둘러서, 곧장 두샨베로 달려온 이유, 투르크메니스탄 비자를 기다려야 하거든.
마지막으로 비쉬켁을 떠나기 전 들은 정보에 의하면, 최근 아제르바이잔과 투르크메니스탄의 관계가
악화되어, 아제리 비자가 여권에 붙어 있으면 투르크멘 비자를 받을 수 없다는 거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비자가 없으면 투르크멘의 트랜짓비자를 신청할 수도 없으니, 방법은 먼저 이란비자를 받은 후,
그걸로 투르크멘 트랜짓 비자를 받고, 그 후에 아제리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는 거지.
게다가 우즈벡의 타쉬켄트에서는 투르크멘 비자를 하루에 10명한테 밖에 주지 않아, 누군가는
비자를 받는데 3주나 걸렸다는 거다. 그래서 나는 결단을 내렸지. 우즈벡에서 받기 힘들다면
타직에서 받아서 가자.
사람들이 모두들 타쉬켄트에서 비자를 신청하는 이유는, 이곳 두샨베가 할 것 없고, 볼 것 없고,
게다가 물가가 비싸기 때문이다. 타쉬켄트에서는 하루 10달러면 생활이 되는 반면, 여긴 10달러짜리
호텔도 없거든. 투르크멘 비자를 받는데만 열흘이 걸리는데, 2주 넘는 시간을 기다리기에는 여긴
돈이 너무 많이 들거든.
무르갑을 떠나 하록(Khorog)도, 와한(Wakhan) 밸리도 보지 않고 곧장 두샨베행을 결심했을 땐,
만약 여기서 투르크멘 비자를 받을 수 있을 경우, 기다리는 열흘동안 다시 돌아가서 구경하지 뭐,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못받는다면, 하루라도 빨리 우즈벡으로 넘어가 비자를 신청해야 하고.
하지만, 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그래서 열흘을 기다려야 하지만, 나는 그냥 여기서 기다리기로 했다.
도저히 그 무시무시한 길을 다시 가고 싶진 않다. 적어도 당분간은. 몰랐으니까 왔지. 아는 지금은
도저히, 오금이 저려서 갈 수가 없다.
무르갑을 떠나던 날, 나는 되도록이면, 좀 빡시더라도 두샨베까지 곧장 가는 차를 타려고 했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아침에 차가 있다고 했고, 주인아줌마는 , 기다리고 있으라고, 집까지 차를
부르러 사람을 보냈다고 했다. 11시가 넘도록 차는 오지 않았고, 나는 안되면 300킬로 떨어진
하록까지만 오늘 중으로가면 되니, 별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무르갑에서 하록까지, 그 유명한 파미르
하이웨이를 달리는 풍경을 놓치고 싶지 않아 되도로기면 밝을 때 떠나고 싶어, 직접 바자르로 차를
찾으러 갔다.
갔더니, 두샨베행은 찾아볼 수 없었고, 하록까지 지프는 200불을 요구하고, 무르갑 올 때 타고 왔던
식빵차가 그나마 싼데, 그것도 내가 아는 정보보다 비싼 값을 부르길래 깎아보려 했더니, 그냥 가
버린다. 30분째 그러고 서서, 애꿎은 동네 아저씨들 붙들고, 하록행 차 찾아내라고 조르고 있는데,
아저씨들 중 한명이 지나가는 승용차를 세우더니 그거 타고 가란다. 얼마냐니까, 얼마줄래? 하길래
50소모니(15000)원하고 외쳤더니 그러란다.
젊은 남자 두명만 타고 있는데, 타고 가도 될라나, 조금 걱정스럽긴 했지만, 가기로 했다. 홈스테이에
들러 짐을 싣고, 출발하는가 싶더니, 친구집에 잠시 들렀다 가잔다. 친구라는 사람이 나와서는차 한 잔
하고 가라고 부르고, 차를 마시고 출발하는데, 군복입은 남자 한명만 가는 거다. 점점 더 불안해졌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안간달 수도 없고, 살짝 알콜 냄새가 나는 듯 했지만, 밤에 한잔 했겠거니 하고만
생각했다.
차가 두 시간을 달려, 식당에 도착하기까지 내내, 나는 괜찮을까, 아무 일 없겠지,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짧은 영어로 한마디씩 걸어오는 말에는 건성으로 답해주고, 나는조수석에 앉아 바깥 경치를
바라보며 기분이 많이 좋아져 있었다.
식당에선 생선튀김이 나왔다. 옛날, 아프간 반디아미르에서 숙소 주인아저씨가 몰래 잡아 튀겨준
생선을 연상시키는 생선이었다. 그때 그 컴컴한 가스등 아래에서 손이며 입이며 기름 범벅이 되어가며
먹던 그 생선을 생각하며, 열심히 가시 발라서 먹었다. 기사가 내 것까지 돈을 다 냈다. 나중에 한꺼번에
계산해 주지 뭐 생각하며, 다시 차를 탔다.
사람들이 다를 수 있는지. 하지만, 나는 이번 중앙아시아 여행에서 가장 긴 시간을 여기에서 보내야
할 듯하다. 급하게 서둘러서, 곧장 두샨베로 달려온 이유, 투르크메니스탄 비자를 기다려야 하거든.
마지막으로 비쉬켁을 떠나기 전 들은 정보에 의하면, 최근 아제르바이잔과 투르크메니스탄의 관계가
악화되어, 아제리 비자가 여권에 붙어 있으면 투르크멘 비자를 받을 수 없다는 거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비자가 없으면 투르크멘의 트랜짓비자를 신청할 수도 없으니, 방법은 먼저 이란비자를 받은 후,
그걸로 투르크멘 트랜짓 비자를 받고, 그 후에 아제리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는 거지.
게다가 우즈벡의 타쉬켄트에서는 투르크멘 비자를 하루에 10명한테 밖에 주지 않아, 누군가는
비자를 받는데 3주나 걸렸다는 거다. 그래서 나는 결단을 내렸지. 우즈벡에서 받기 힘들다면
타직에서 받아서 가자.
사람들이 모두들 타쉬켄트에서 비자를 신청하는 이유는, 이곳 두샨베가 할 것 없고, 볼 것 없고,
게다가 물가가 비싸기 때문이다. 타쉬켄트에서는 하루 10달러면 생활이 되는 반면, 여긴 10달러짜리
호텔도 없거든. 투르크멘 비자를 받는데만 열흘이 걸리는데, 2주 넘는 시간을 기다리기에는 여긴
돈이 너무 많이 들거든.
무르갑을 떠나 하록(Khorog)도, 와한(Wakhan) 밸리도 보지 않고 곧장 두샨베행을 결심했을 땐,
만약 여기서 투르크멘 비자를 받을 수 있을 경우, 기다리는 열흘동안 다시 돌아가서 구경하지 뭐,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못받는다면, 하루라도 빨리 우즈벡으로 넘어가 비자를 신청해야 하고.
하지만, 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그래서 열흘을 기다려야 하지만, 나는 그냥 여기서 기다리기로 했다.
도저히 그 무시무시한 길을 다시 가고 싶진 않다. 적어도 당분간은. 몰랐으니까 왔지. 아는 지금은
도저히, 오금이 저려서 갈 수가 없다.
무르갑을 떠나던 날, 나는 되도록이면, 좀 빡시더라도 두샨베까지 곧장 가는 차를 타려고 했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아침에 차가 있다고 했고, 주인아줌마는 , 기다리고 있으라고, 집까지 차를
부르러 사람을 보냈다고 했다. 11시가 넘도록 차는 오지 않았고, 나는 안되면 300킬로 떨어진
하록까지만 오늘 중으로가면 되니, 별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무르갑에서 하록까지, 그 유명한 파미르
하이웨이를 달리는 풍경을 놓치고 싶지 않아 되도로기면 밝을 때 떠나고 싶어, 직접 바자르로 차를
찾으러 갔다.
갔더니, 두샨베행은 찾아볼 수 없었고, 하록까지 지프는 200불을 요구하고, 무르갑 올 때 타고 왔던
식빵차가 그나마 싼데, 그것도 내가 아는 정보보다 비싼 값을 부르길래 깎아보려 했더니, 그냥 가
버린다. 30분째 그러고 서서, 애꿎은 동네 아저씨들 붙들고, 하록행 차 찾아내라고 조르고 있는데,
아저씨들 중 한명이 지나가는 승용차를 세우더니 그거 타고 가란다. 얼마냐니까, 얼마줄래? 하길래
50소모니(15000)원하고 외쳤더니 그러란다.
젊은 남자 두명만 타고 있는데, 타고 가도 될라나, 조금 걱정스럽긴 했지만, 가기로 했다. 홈스테이에
들러 짐을 싣고, 출발하는가 싶더니, 친구집에 잠시 들렀다 가잔다. 친구라는 사람이 나와서는차 한 잔
하고 가라고 부르고, 차를 마시고 출발하는데, 군복입은 남자 한명만 가는 거다. 점점 더 불안해졌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안간달 수도 없고, 살짝 알콜 냄새가 나는 듯 했지만, 밤에 한잔 했겠거니 하고만
생각했다.
차가 두 시간을 달려, 식당에 도착하기까지 내내, 나는 괜찮을까, 아무 일 없겠지,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짧은 영어로 한마디씩 걸어오는 말에는 건성으로 답해주고, 나는조수석에 앉아 바깥 경치를
바라보며 기분이 많이 좋아져 있었다.
식당에선 생선튀김이 나왔다. 옛날, 아프간 반디아미르에서 숙소 주인아저씨가 몰래 잡아 튀겨준
생선을 연상시키는 생선이었다. 그때 그 컴컴한 가스등 아래에서 손이며 입이며 기름 범벅이 되어가며
먹던 그 생선을 생각하며, 열심히 가시 발라서 먹었다. 기사가 내 것까지 돈을 다 냈다. 나중에 한꺼번에
계산해 주지 뭐 생각하며, 다시 차를 탔다.
08/08/2008 05:21 pm